브런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
글은 언제나 내 편이었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쓴 문장을 흠잡고, 억지로 비틀어 비난하는 말들이 쏟아질 때마다 글쓰기는 갑자기 전쟁터가 되었다. 가장 좋아하는 일이 가장 두려운 일이 되어버리는 순간이었다.
이런 차가운 경험 속에서 웹소설을 계속 써도 좋을지 고민했고, 그 고민은 점점 나를 옥죄었다. 누군가는 "필명 바꿔서 새로 시작하면 되잖아"라며 가볍게 말했지만, 내게 글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었다. 삶의 행복을 나누는 방식이었고 그 기쁨을 부정당했을 때의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쓰기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상처가 남긴 흔적은 컸다. 원고 파일을 열면 커서는 여전히 매섭게 깜빡였고, 그 깜빡임이 마치 나를 비웃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손끝은 굳어버렸다. '다시는 못 쓰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이 매일같이 몰려왔다.
그때 내가 기댄 곳은 브런치였다. 처음에는 큰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단지 숨을 고를 수 있는 다른 공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러나 막상 글을 올려보니 이곳은 달랐다. 누군가가 감시하듯 지켜보지도 않았고, 억지로 흠을 잡아 헐뜯는 소리도 없었다. 나는 오랜만에 비난의 그림자 없이 글을 쓸 수 있었다. 그 자체로 치유였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나는 조금씩 숨을 되찾았다. 완벽한 문장을 쓰려는 부담도 내려놓고, 하루의 감정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데 집중했다. 글이 누군가의 평가 대상이 아니라, 나를 지탱하는 도구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비난이 사라지자 글쓰기는 다시 나의 편이 되어주었다.
트라우마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미움받을 용기는 생겼다. 여전히 그 사람들의 말은 날카롭게 심장을 찌를 때가 있다. 다 잊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우연히 그들의 필명을 마주치면 기억이 망령처럼 고개를 들곤 한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다시 그 사람에게서 회복할 수는 없지만, 글을 통해 스스로 치유할 수는 있다는 것을. 브런치는 그 가능성을 내게 보여주었다.
그때의 경험 이후로 나는 더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쓴다.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대신, 오늘의 나를 솔직히 기록하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문장을 남긴다. 글 앞에서 무너졌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결국 글쓰기였다. 그리고 그 글쓰기를 지켜준 공간이 브런치였다.
이렇듯 나처럼 브런치에서 위로와 다시 쓸 힘을 얻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글을 응원하는 소소한 모임을 꿈꾼다. 그것이 내가 브런치와 함께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