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한 어른, 그림일기 쓰기를 시작하다
며칠 전, 허리 통증을 견디며 강원도 바다를 보러 갔다. 집에 누워만 있으니 마음이 너무 무거웠고 숨이 막히는 듯했다.
그런데 파도 소리를 듣고 있으니 이상하게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내 마음속엔 서러움도 있었고 외로움도 있었지만 그 모든 감정이 나를 무너뜨리지만은 않는다는 걸 새삼 느낄 수도 있었다.
애석하게도 어른인 나는 어른으로 산다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나를 돌보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 그림 한 장과 짧은 글 한 줄로 내 마음을 다시 붙잡아본다. 이렇게 조금씩 회복하는 하루가 모이면 언젠가 더 단단해진 나를 만날 수 있으리라, 그렇게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