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영을 하며

군대 간 30살의 일기 프롤로그

by SnowStep

석사를 졸업하고 전문연구원을 지원하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는 간암 판정을 받으셨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집은 경매로 팔렸고,
미용사로 일하시던 어머니는 보험을 뛰기 시작했다.
나는 전문연구원을 지원한 지
어느덧 1년 조금 안 되는 시간이 되었다.


돈을 벌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연구원 3년과 지원하는 시간,
군대 입영 1년 6개월.

고민을 하다가 모든 것이 무료해진 그날,
나는 군대에 입영하기로 결정했다.

무기력해지고, 폐인이 되어,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속,
나는 정신과에서 항우울제를 처방받았다.


분명 항우울제인데,
그러면 우울한 기분은 사라져야 하는데,
약을 먹어도 기분은 똑같아.
그러니 난 우울하지 않은 건가?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한 달의 시간이 지나
군대에 입영해야 하는 당일,
아침 일찍 출발해서 차를 타고 이동하며
부모님과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누다가
어느덧 신병교육대대 입구에 도착했다.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보슬보슬.
몽환적인 안개의 숲 속에서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지,
나는 지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든 것이 알 수 없는 그때 그 시점.

나는 이미 하얀색이었다.

진작에 내 목표는 사라졌고,
내 꿈은 현실의 바다에 잠겼으며,
현실은 안개 낀 숲이 되었다.

불행은 더 이상 나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았다.
그건 불행에 익숙해졌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인지 나는 입구에 들어설 때까지도
눈가에 이슬 한 방울 맺히지 않았다.

웃긴 건,
모든 것을 놓았음에도
여전히 내 손바닥에는 꿈먼지가 남았다는 것이다.




“훌륭한 꿈 없이도, 훌륭한 목표 없이도, 훌륭한 명예 없이도. 우린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알고 있지 않은가.”

장혜현 에세이 - '어른이 되긴 싫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