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줄기가 창문에 흩뿌려진다. 점점이 빗방울이 맺혔다 조금씩 흘러내리다 보면, 흩어져있던 물방울들이 조금씩 서로를 끌어당기다 서로를 머금는다. 그렇게 조금 더 커진 물방울들은 다시 또 조금씩 흘러내리다 또 다른 물줄기에 닿아 함께 흐른다.
삶의 일화들은 단계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던 것들이 서로를 끌어당기고 머금어 함께 흐른다. 흩뿌려져 있을 때는 그저 삶의 사소한 한순간이라 기억에 남지조차 않지만, 그 순간들은 서로를 머금어 삶의 기억이 되고 발자취가 된다.
머릿속에 담은 장면들을 흩뿌려놓는다. 여기저기 장면들을 뿌려놓았다, 서로를 머금을 수 있게 가까이 놓아준다. 흩뿌려져 있던 장면들에 서로를 잡아끄는 힘을 심어준다. 그렇게 서로를 끌어당기고 머금어 장면들은 함께 흐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