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무수한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우리들은수많은 순간들 중에서 때때로 꽃잎처럼 부서지기를 반복하며새롭게 태어난다. 매번 부서지는 모든 것에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그 부서짐을 우아한 순간이라 표현하고 싶다. 왜냐하면더 나아가 더 큰 나로 탄생시켜 주는 우아하게 부서지는 순간들, 이 순간들은삶의 진화를 위해 우리를 일깨워주는 아주 특별한 경험들이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꽃피었다가
소리 없이 청초하게 흩날리며 떨어지는 꽃잎들은
예술 작품을 창조하듯 길거리를 황홀함으로 물들였다.
곧 절정의끝이라는 걸 알 수 있었지만
끝의 허무함이 무색할 정도로 그마지막 찰나의 광경 속 아름다움은
모든 순간들이 지금으로 압축될만큼 경이로웠다.
단단하게 뿌리내린 나무와 이를 지탱해 주는 대지 그리고햇살과 바람,
이 자연의 합작품인 꽃의 한평생은 활짝 핀 꽃에서 낱알로 떨어져 가는 꽃잎이 되어자신을 초라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자연이 그려낸 위대한 한 폭의 그림 속에 주인공이라는 것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 우리를 통해서 깨달으리.
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다.
그리고 얼마 후 새로운 시작을 알리던 아름다운 꽃들이 해체되며 땅 위에 안착했다.
삶의 순리를 저항하지 않고 잔잔하게 불어오는 살랑이는 바람을 타고 내려온 꽃잎들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곳들을 천천히 그리고 아주 찬찬히 음미할 수 있었다.
저 멀리 자연의 시가 그려져 있는 풍광을 안으며 심장에서부터 솟구치는 감사의 오로라가 그 꽃잎들을 따뜻하게 품어주었고 꽃잎 하나하나가 살포시 땅의 피부 위에 닿았을 때, 그 오로라는 대지의 에너지와 증폭되어 지구 전체에 사랑의 에너지를 일으켰다. 그 순간은 정말이지 경이롭고 우아했다.
그리고 그 꽃잎들은 메마르고 부서져 땅의 흡수되었고 다시금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때로는 우아하게 부서지는 삶의 위기의 순간들은 실은 우리들의 진화를 위한 변화였고 꼭 필요한 흐름이었으며, 새로운 자리에서의 시작을 알리기 위한 삶의 순리이기 때문이다.
삶을 믿고 그 흐름에 자신을 내 맡긴다면 우리는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 위에 올라앉아 평온하게 인생의 유영을 즐길 것이고 삶의 순리를 저항한다면 자신이 일으키는 자력에 의해 그만 가라앉고 말 것이다.
마치 우리가 바다 위에서 힘을 빼고 누웠을 땐 바다가 우리를 들어주지만 이를 믿지 못하고 두려움에 자신을 억지로 띄우려고 힘을 주면 온몸이 물속으로 가라앉듯이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꽃잎처럼 부서지는 순간들을 설레며 기다리고, 그 순간들을 환영해야 한다.
그 순간들이 나와 나의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우리의 영혼을 더욱 깊게 탐구해 주기 때문이다. 그 순간들은 미처 보지 못했던 나와 삶 그리고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져다준다.
꽃잎이 봄비에 부서지듯 가을바람에 부서지듯, 삶의 다채로운 변화와 허망한 허무함 속에서 우아하게 부서지는 순간들로 새로운 나를 맞이하며 영혼과 함께 내 삶을 우아한 인생으로 이끌리.
매미가 허물을 벗듯
나비가 번데기에서 나오듯
새로운 나로 태어날 때마다 나는 더 큰 아름다운 자아와 함께 있었다.
겨우내 쓰린 가슴이 강한 에너지로 녹아들어 녹색의 풍성함으로 치유하고
굳건한 꽃망울로 눈을 뜨어 봄꽃 나들이 마음 설레게 하였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삶에 맡기고 또 다른 형태가 되어
전부인 줄 알았던 그곳에서 떨어져 나와 대지를 향해 유영한다.
투명하게 살랑이는 바람의 안내를 받으며 머물던 삶의 길을
각기 다른 관점으로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지.
아찔한 높이에 무서웠지만 자연의 흐름에 그저 순응하니 이리 재미있네.
나무와 하나 되어 살았던 것보다 훨씬 짧은 이 순간에 내가 보고 얻는 깨달음이 그저 앎으로 전체를 스쳐가니, 이가 나무 위에서의 삶의 결정체였다.
또 다른 내가 되어 새로운 삶을 위하여 우아하게 진리의 흐름대로 지난 나무와의 삶을 축복하리.
그리고 내 안으로 수용하는 꽃잎의 부서짐, 그 소리는 천사의 정제된 몸짓의 청량함이었고 세상에 청혼스러운 향기를 남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