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잡혀 있던 골프 약속, 하필 예보에는 비 소식이 가득했습니다.
일주일 내내 날씨 어플을 들락거리며 마음을 졸였습니다.
"비 오면 어쩌지? 취소해야 하나?"
막상 당일이 되니, 걱정했던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구름이 적당히 햇볕을 가려주어 한여름치고는 기막히게 시원한 날씨였죠.
최상의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제 스코어는 엉망이었습니다.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정작 제 드라이버는 O.B. 로 향했고 숏퍼팅은 홀을 빗나갔으니까요.
잃어버린 공을 찾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며칠 내내 바꿀 수 없는 날씨만 걱정하고, 정작 내가 바꿀 수 있는 스윙 연습은 안 했을까?"
우리는 돈 문제 앞에서도 비슷한 실수를 하곤 합니다.
"내년엔 경기가 안 좋다는데", "월급이 안 오르면 어쩌지?", "주식 시장이 폭락하면 어떡하지?"
이런 '들어오는 돈(수입, 경기)'에 대한 걱정은 마치 '내일 날씨'를 걱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맑으면 좋지만, 내 의지대로 100% 통제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반면, '돈 관리(지출 통제, 저축)'는 나의 '골프 실력'입니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내가 갈고닦은 스윙 폼이 견고하면 공을 똑바로 보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력이 없으면,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공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갑니다.
"골프는 실수의 게임이다. 가장 덜 실수하는 사람이 이긴다"라는 벤 호건의 말처럼,
돈 관리도 대박을 터뜨리는 것보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먼저입니다.
수입이 늘어나길(날씨가 맑기를) 마냥 기다리기보다,
지금 내 통장의 새는 구멍을 막고 지출 습관(스윙)을 교정하는 것.
그게 프로의 자세가 아닐까요?
오늘도 공을 잔뜩 잃어버리고 돌아오는 길, 저는 날씨 어플 대신 유튜브 골프 영상을 봅니다.
내일 날씨는 하늘에 맡기더라도, 내일의 잔고는 제가 지킬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