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자영업자가 보내는 글 - ③ 대박의 조짐
처음 가게가 오픈 할 때에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때였다.
그로 인해 많은 음식점들이 폐업하고 있었고, 자영업자들이 많이 힘들던 시기였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 코로나19 역시도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이전까지도 배달문화가 활성화되어 있긴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가게들은 10시면 문을 닫았고, 가게 면적에 따라 입장할 수 있는 인원도 한정적이었다. 무엇보다 모두가 코로나19 공포에 떨고 있었기 때문에 매장에 직접 가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행위는 자살행위라고 생각하던 시기였다.
가게도 그러한 움직임에 특화가 되어 있었다.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홀은 아예 없었고 배달에 특화되어 있었다. 그래서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였고, 홀이 없기 때문에 고객을 대면하면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었다.
많은 음식점들의 폐업과 힘든 자영업자들과 달리, 사회는 돈이 넘쳐나는 분위기였다. 너도나도 코인을 하던 시기였고, 주식투자를 하던 시기였고, 부동산에 투자하던 시기였다. 코인이나 주식투자를 모르던 사람들도 '안하면 나만 바보'라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주변에도 하루만에 10만원을 벌었다. 100만원을 벌었다. 1000만원을 벌었다.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런 분위기에서 그 전쟁터에 뛰어들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인 것처럼 보이긴 했다.
사회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소비심리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에서 돈을 뿌려댔다. 재난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자영업자나 취약계층은 물론 전국민을 대상으로 돈을 나누어주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였으니 오히려 사람들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돈을 더 많이 썼다. '오마카세'라는 간판을 달면 줄줄이 예약마감이었고, 값비싼 호텔 뷔페도 몇 개월 뒤까지 예약이 마감되었다는 신문기사가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오마카세, 호텔 뷔페도 펑펑 가는 마당에 그깟 배달음식 시키는 게 대수였을까? 오마카세나 호텔 뷔페에 가지 않는 사람들도 외출이 적어지고 약속이 적어지니 거기서 절약된 비용을 배달음식으로 바꾸는 일도 많았다. 여러 모로 시기가 참 좋았었다.
게다가 가게를 오픈한 선배의 아내 분은 원래 사업을 하시던 분이었다. 그 지역에 나름대로 이름도 있고, 인적 네트워크도 튼튼하니 가게는 금방 자리잡을 수 있었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하루 일매출 100만원을 넘겼고, 한 달쯤 되었을 때에는 일 매출 200만원을 찍기도 했다. 매일매일 200만원씩 매출이 발생하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100만원 이상은 달성했으니 매장은 배달전문점임에도 불구하고 늘 분주했다.
항상 바쁜 매장을 보며 자영업의 화려한 면을 보게 되었다. 게다가 모든 직장인이 갖고 있는 스트레스, 상급자를 비롯한 직장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나 여러 가지 업무에 대한 걱정도 할 필요가 없었다. 오로지 오늘 하루에 충실하면 되고, 내일을 위한 준비에만 착실하면 되는 것 같았다.
얼마나 매력적인가? 사람들 눈치도 볼 것 없이 나 스스로만 최선을 다하면 되니 말이다. 게다가 직장생활을 해서 버는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주머니에 넣을 수 있으니 '직장생활'이 참 우스워보였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면서도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쌓인 업무에 파묻혀있는 건 불쌍한 삶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이제는 그 삶에 뛰어들고 싶었다. 이게 바로 내가 찾던 자유와 생존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주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면서도 넉넉한 주머니로 생존할 수 있는 것. 참 완벽한 일인 것처럼 보였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더 공감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내 주변에 있는, 아니 가게를 오픈한 선배의 아내 분 주변의 사업가들도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 사업가들은 사업이 번창하는 것을 보고 이 사업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을 했고,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은 나에게 그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함께 해달라고 했다.
이게 책에서만 읽던 '브랜딩'인가? 그 '브랜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다가온건가?
가슴이 벅차올랐고 두근거렸다.
나도 금방이라도 유튜브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세상을 바꾸는 시간에 출연하는 성공한 사람들처럼 될 것 같았다.
아니, 그런 사람들이 되기 위한 최고의 기회가 나한테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승낙과 거절을 떠나, 하늘에 내려온 이 동아줄을 단단히 잡아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