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만 배우면 해결 될까? 그러면 너무나 좋겠지만 방법을 배우기만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방법을 배운다고 패러다임이 바뀌진 않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뇌괴학계에서 너무나 유명한 앤드류 후버만 교수는 팟캐스트에서 학습을 위한 두가지 조건을 얘기했다.
첫번째는 '반복'이다.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선 패러다임이 형성된 방법과 같은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어릴적 반복적으로 들었던 말,반복적으로 했던 행동,반복적으로 봤던 것들이 무의식에 각인되어 패러다임이 되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반복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것을 비워내고 새로운 것을 채워넣으면 너무나 좋겠지만 쉽지않다.
나는 이것을 양동이에 비유 한다. 양동이에 흙탕물이 가득 들어있다고 상상해보자. 그 흙탕물을 완전히 비워내고 새로 깨끗한 물을 채워넣으려면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흙탕물을 따라버린다고해도 몇 방울의 물은 남아있을 것이다. 그것보다는 양동이에 깨끗한 물을 채워넣는 것이다. 그럼 이내 양동이에 흙탕물은 모두 흘러 넘치고 새롭게 완전히 깨끗한 물로만 채워져 있을 것이다. 무의식의 패러다임도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여 새롭게 각인시키면 된다. 그래서 새롭게 만들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기존의 습관을 버리고 새롭게 습관을 들이는 것이 아닌 새롭게 만들고 싶은 습관을 반복하면 된다. 뒤에서 얘기하겠지만 주짓수는 흥분상황에 새롭게 방법을 익히고 습관을 만들기에 최적의 도구이다.
두번째는 '충격'이다. 사람은 반복적으로 보고,듣고,행동한 것이 아니여도 단 한번의 충격적인 상황을 겪으면 그 일이 머리속에 깊숙히 각인된다. 사람들이 트라우마라고 부르는 것이 이러한 것들일 것 이다. 이렇게 한번의 충격으로 각인된 패러다임도 반복을 통해 새롭게 바꿀 수 있다. 새로운 경험의 반복은 패러다임을 충분히 바꿀 수가 있다.
나는 어릴 적 버섯을 먹고 심하게 체한 적이 있다. 그 후로 버섯을 기피하게 되었다. 나와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이 한번의 충격적인 경험으로 20년 넘게 버섯을 잘 먹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버섯을 아주 좋아하고 즐겨먹는다. 어떻게 된 일일까??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음식을 접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특히 삼겹살을 구워먹을 때 돼지기름에 함께 구웠던 팽이버섯을 소금 섞은 기름장에 찍어먹었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다. 이 경험은 나로 하여금 다른 버섯도 먹어볼까하는 호기심과 자신감을 주었다. 그 이후 아는 관장님의 아버님이 농사 지으신 정말 맛있는 표고버섯, 캠핑가서 숯불에 구워먹었던 버섯의 육즙(?) 등 버섯에 대한 즐거운 경험들의 반복은 내가 다시 버섯을 즐겨먹게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새로운 경험의 반복은 기존에 박혀있던 패러다임을 바꿀 수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 주짓수를 배울 때 그 동안 살아오면서 입력된 패러다임이 발동한다. 상대가 몸무게로 압박하여 누를 때 본능 스위치가 눌린다. 누군가는 흥분하여 빠져나가기 위해 미친듯이 골반을 튕기며 파닥거리고(주짓수에서 이런 사람들을 파닥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누군가는 아무 저항없이 몸을 한껏 웅크리고
위축된다. 이러한 반응들은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똑같이 발동된다. 누군가 자극을 주었을 때 말이다. 이러한 패러다임속 본능 스위치의 존재를 알아차리기에 주짓수라는 도구는 아주 훌륭한 도구이다. 매일 진행하는 스파링을 통해 이러한 본능을 알아차리고 훈련을 통해 바꾸어 나가면 일상에서의 반응 또한 바뀔 것이다.
안타깝게도 주짓수를 한다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주짓수를 몇년씩 수련해도 여전히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짓수를 '알아차림의 도구'로 의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그것들이 가능한 것이다. 같은 옷도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일상복이 되기도,작업복이 되기도,잠옷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