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KO 시키는 펀치들
당신을 KO 시키는 펀치들
좋은 체육관을 찾아 용기를 내어 입문까지 성공한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아직 길이 들여지지 않은 빳빳한 도복과 벨트를 어설프게 매고 아기새 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 여러분을 생각하니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이제 주짓수의 다양하고 생소한 용어들을 들으며 이해하기 힘든 기술을 설렘반 걱정반의 마음으로 배워 나갈 것이다.
미안하지만 설레는 입문도 잠시 곧 다양한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징검다리도 앞선 사람이 안전하게 건너는 모습을 보면 안심이 되어 자신감 있게 건너듯 그 다리를 먼저 건넌 내가 여러분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복싱에서 모르고 맞는 펀치는 살짝 스치기만 해도 기절하지만 눈으로 보고 맞으면 더 센 펀치도 견뎌 낼 수 있다. 이렇듯 우리는 어차피 맞을 펀치를 미리 알고 맞아야 KO를 피할 수가 있다.
1. 배워도 자꾸 날아가는 기술
2. 발목을 잡는 다양한 유혹들
3. 크고 작은 부상들
[배워도 자꾸 날아가는 기술]
주짓수 기술! 그래! 좋은 거 안다! 근데 머리에 , 몸에 남아야 그것도 좋은 거지 배워도 배워도 자꾸만 날아가는 기술들.. 이 때문에 많이들 좌절한다는 걸 안다.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나도 그랬었고 나의 관원들도 항상 하소연하는 문제였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는데 첫 번째 1장 에서 얘기했던 커리큘럼의 문제다. 매번 새로운 걸 배우고 수업도 체계가 없이 이 기술 저 기술 중구난방으로 가르치는 지도자의 문제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 그냥 배우거나 (어쨌든 시간이 엄~~ 청 오래 걸릴 뿐 숙달이 되긴 된다.) 체육관을 옮기는 수밖에.
그다음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지금부터 가슴에 손을 얹고 그날 배운 기술을 몇 번이나 연습하는지 생각해 보자. 보통 기술 연습 시간에 두세 번 많게는 10번 정도 연습 할 것이다. 여러분이 만약 영어단어를 외우는데 10번 정도 쓰고 말한다고 그 영어 단어가 완벽히 외워질까?? 그 후 한 달 아니.. 일주일만 지나도 그 단어는 잘 생각이 안 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깜지 수준으로 계속 반복해 서 쓰고 쓰고 또 써서 외우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외워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4시간만 지나도 60% 이상은 까먹는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재밌는 실험이 있는데 어떤 한 실험에서 뉴런이 서로 연결되는 시간을 실험해 봤다. 보통 학생들이 주 5일 공부하고 주말 2일은 공부를 안 하니까 5일 동안 학습을 시키고 2일은 학습을 멈추어 봤다. 처음 5일 동안 학습을 할 때는 뉴런들이 조금씩 조금씩 서로 붙기 시작했다. 그러다 2일을 쉬니 뉴런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5일을 학습하니 뉴런이 다시 붙기 시작했다. 이렇게 6개월을 반복하니 그제야 뉴런이 완전히 붙고 학습한 내용을 뇌에서 완전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주 5일을 매일 학습하는데도 6개월이 걸리는데 주 2일 주 3일 운동하면 과연 얼마나 걸려야 완벽히 학습이 될까. 한번 완전히 연결된 뉴런은 쉽사리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분야든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가면 조금 쉬어도 쉽게 까먹지 않고 시간이 지나 다시 해도 곧잘 한다. 이렇듯 주짓수를 처음 입문한 사람들은 아직 주짓수 세포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짓수를 하지 않는 시간에 자꾸 세포들의 연결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최소 6개월은 제발 꾸준히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꾸준히 수련하기를 바란다. 머릿속 주짓수 세포들이 연결될 시간을 주자.
그렇게 어느 정도 수련을 하다 보면 다시 막히는 시기가 온다. 사람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누구나 온다. 여러분만 오는 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때를 슬럼프 또는 주태기(주짓수 권태기)라고 부른다. 우리는 슬럼프를 보통 부정적인 키워드로 받아들인다. 왜냐면 하던 기술이 안되고 답답한 마음이 들고 뭔가 턱 막힌 것 같은 감정을 표현할 때 보통 슬럼프라고 얘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슬럼프라는 키워드를 감정적인 표현이 아닌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 보면 어떨까. 사람의 모든 분야 실력은 계단식으로 향상된다. 처음 입문 했을 때는 조금씩이지만 그래도 늘어가는 기분이 든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정체기에 접어들게 된다. 이 구간이 계단에서 수평 구간이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이 구간을 견디기 못 하고 포기한다. 그러나 수평 구간만 계속된다면 그걸 계단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수평 구간이 지나면 반드시 위로 올라가는 수직 구간을 만날 수 있다. 여러분에게 질문하겠다. 여러분은 계단을 올라갈 때 수직면을 밟고 올라가는가 아니면 수평면을 밟고 올라가는가??
그렇다면 이 수평 구간을 어떻게 잘 지나갈 수 있을까?? 머리로는 알아도 답답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사람마다 각자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나의 경험으로 조언을 해준다면. “일단 한 가지만 파라.”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지도하는 관원들도 슬럼프가 왔다는 고민을 정말 많이 얘기하는데 그럴 때마다 한 가지만 파라는 조언을 많이 해준다. 내가 예전 20대 초반에 무에타이를 배울 때 잘 되던 쨉이 어느 날 하나도 맞지 않았다. 샌드백을 쳐도 뭔가 찜찜 한 기분이 계속 남았다. 유명 선수들의 다양한 기술들을 보고 따라 해보기도 했는데 여전히 잘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저것 생각하니 더 복잡해지는 것 같아 쨉만 주야장천 연습을 했었다. 극진가라데 최배달 총재님의 "천일의 연습을 '단'이라 하고, 만 일의 연습을 '련'이라고 한다. 이 단련이 있고서야 비로소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승리에 우연은 없다"라는 명언이 도움이 많이 되었었다. 그 시기가 지나고 나서 스파링을 하는데 갑자기 내가 뻗으려고 하지도 않았는데 몸이 먼저 반응해서 좋은 타이밍에 팔이 뻗어졌다. 마치 무의식이 “지금!”이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그때 이 후로 슬럼프라 생각되는 구간이 오면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한 가지만 팠는데 늘 그렇게 수평 구간을 잘 지나오고 발전했다. 관원들 중에도 이러한 조언을 해주면 잘 따르는 관원이 있는 반면에 들을 때만 그런가 보다 하고 조언을 따르지 않는 관원들이 있다. 무엇이 되었든 본인 마음이지만 결과를 보면 늘 조언을 따랐던 관원은 한 단계 더 발전을 하였고 그렇지 않은 관원은 어김없이 잠시 운동을 쉰다고 하고 떠났다. 그런 사람은 영원히 다음 계단을 밟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보통 다른 분야에서도 수평 구간을 만나면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다. 끈기도 연습이다. 한 번 두 번 수평 구간을 밟고 올라가 발전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어려움을 맞딱 뜨렸을 때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간다. 그러니 주짓수라는 좋은 도구를 통해 운동뿐만이 아닌 어려움을 극복하는 끈기도 함께 배워 나가시기 바란다. 그렇다면 일상, 다른 분야에서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성공학의 대가인 얼 나이팅게일은 7년 반의 시간 동안 성공이란 무엇인가를 연구했고 성공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성공이란 가치 있는 이상의 점진적인 실현”이다.라고 하였다. 이 문장을 보고 ‘음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도 있지만 단어를 하나하나 따지고 생각해 보면 뒤통수를 맞은 듯 띵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나는 그랬다 ㅎㅎ) 먼저 ‘점진적인’ 이란 사전적 의미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 , 중대성과 강도가 갈수록 커 짐’을 의미하며 ‘이상’ 이란 ‘우리의 자아를 사로잡는 매혹적인 아이디어’ (작가 제임스 앨런의 정의)이며 ‘실현’ 이란 ‘꿈, 기대 따위를 실제로 이룸 , 더욱 구체화됨'을 의미한다. 즉 성공이란 ‘우리의 자아를 사로잡는 아이디어를 점점 더 확장시켜 나가 구체화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성공의 의미는 끝, 종착점을 의미하는 게 아닌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을 하나의 끝맺음으로 생각하고 정의한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하고 공허함과 우울증에 빠진다고 하는 것 같다. 주짓수도 마찬가지다 기술의 성공, 승급의 성공, 시합에서의 승리 등은 끝, 종착점이 아니다. 계속 계속 나아가는 과정에서 한 계단 올라간 것뿐이다. 실제로 내가 블랙벨트를 받았을 때의 느낌은 “아 이제 시작이구나”였다. 나는 블루 벨트, 퍼플벨트 때까지만 해도 블랙벨트를 받으면 뭔가 다 이룬 느낌, 끝난 느낌을 받을 줄 알았는데 참 신기 했다. 나에게 블랙벨트를 준 스승님은 내가 블루벨트일 때도 블랙벨트였으니 나는 블랙벨트 중엔 화이트벨트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하나의 목표를 달성했다면 그 순간엔 마음껏 기뻐하고 다시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가자. 성공엔 끝이 없다.
[발목을 잡는 다양한 유혹들]
한 때 헬스장, 체육관 등에 유행처럼 붙어 있던 문구가 있다 “어서 오세요. 당신은 지금 가장 어려운 일을 해냈습니다. 이제 쉬운 걸 해볼까요?”라는 문구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체육관에 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체육관에 가면 분명 열심히 운동할 것이고 즐거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막상 도복을 챙겨 체육관으로 향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다양한 유혹들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친구와의 약속, 회식, 야근, 넷플릭스 등 밤 문화가 발달한 한국에서는 일과 후 수많은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연애라도 시작하면 주짓수와는 이별을 준비해야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연애하지 마라 (장난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고 , 친구를 만나고 , 맛있는 것을 먹고 , 재밌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은 다 즐거운 경험을 위함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은 잠깐의 행복감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즐거운 경험도 반복될수록 처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고 점점 지루함이 찾아온다. 그리고 더 이상 예전만큼 행복하지 않다. 마치 연애의 권태기가 찾아온 것처럼. 그래서 처음엔 무엇보다 새롭고 재밌었던 주짓수가 점점 흥미가 떨어지고 주변에 다른 새롭고 재밌는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유혹에 넘어간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것처럼 다음 계단을 오르기 위해선 이 시기를 잘 넘겨야 한다. 이때 도움이 될만한 아주 T(MBTI의 그 T)스러운 말을 해주겠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기분이 어떤가 새롭고 재밌다 그리고 반대로 어렵다. 하지만 새로운 즐거움에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즐거움이 어려움을 이긴다. 시간이 흘러 점점 새로움은 사라진다. 반대로 어려움은 쉬움으로 바뀐다. 우린 이걸 숙달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현상을 슬럼프나 권태기로 오해하고 함정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달인들을 인터뷰하는 영상을 보면 너무나 대수롭지 않게 “그냥 하는 거지”라는 식으로 답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우린 무언가에 달인이 되고 쉬워지면 더 이상 처음과 같은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이때 정말 중요한 흥미를 계속 이어나 갈 수 있는 꿀팁 하나를 알려주겠다. 그것은 바로 코칭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 나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져서 대수롭지 않은 것에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새로움과 어려움을 느낀다. 이럴 때 그런 사람들을 알려주고 도와준다면 아주 큰 보람을 느끼고 흥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좋은 연료가 된다. 특히 나한테 배운 기술을 스파링에서 잘 사용하는 모습을 볼 때의 쾌감이란...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의 정의를 ‘본연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의자는 사람이 앉아 줄 때, 컵은 무언갈 따라 마실 때,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읽어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 그리고 사람 본연의 역할은 ‘창조’라고 하였다. 우리가 지금 보고 듣고 쓰고 만지는 대부분의 것 들은 누군가가 생각했고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낸 창조물이다. 앞서 성공의 정의를 ‘매혹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의미다. 이렇듯 사람은 무엇인가를 창조해 낼 때 행복하고 성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사람들을 도와주고 알려 주는 것은 즐거움과 감사함을 창조해 낸다. 그리고 이것은 끝이 없다. 뇌과학자들의 연구에도 사람이 감사한 마음을 느낄 때 뇌의 진동은 가장 상위 주파수에 머문다고 했다. 집에서 넷플릭스 , 릴스 , 쇼츠를 보면서는 절대로 얻을 수 없는 행복감이다. 요즘 사람들은 숏폼에 중독되어 너무 쉽게 즐거움이란 보상을 얻는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더 어렵고 힘든 일을 피하고 점점 나태함에 빠진다. 더 이상 애써서 즐거움을 얻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말 무서운 게 가랑비에 옷 젖듯 아주 서서히 나태함의 늪에 빠지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힘들고 지나고 보면 어느덧 턱 밑까지 잠겨 있다. 그리고 본인이 나태해졌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요즘 뭐 재밌는 거 없어?!” “요즘 사는 게 왜 이렇게 재미없지??” 라며 새로운 자극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그것이 충족되지 못했을 때 심한 우울감과 공허함이 찾아온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자신을 돌보기 바란다. 10년 체육관을 운영하며 느낀 것은 집에만 있고 시간이 많은 사람들보다 하루 일과가 적당히 바쁘고 활동을 더 많이 하는 사람들이 출석률이 더 좋았다. 신체적 활동을 하며 에너지를 얻고 하루 일과를 계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간이 많고 하는 것 없이 빈 둥 거리는 사람일수록 “피곤해” “귀찮아”라는 말을 달고 산다. 정말 더 피곤하게 생활해서 피곤한 걸까?? 이런 사람들은 도파민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어 보면 지금 본인의 상태가 왜 그런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책을 ‘그냥 한번 읽어볼까?’라는 마음이 생겨 집어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변화의 기회가 있다. 진심으로 응원한다. 많은 자기 계발 멘토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생각은 감정을 , 감정은 행동을 , 행동은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행동은 다시 생각을 바꾼다. 그렇게 선순환이 된다. 그러니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하자. 내가 요즘 가장 많이 반복하는 문장이 있다."미래에 꿈을 이룬 나와 현재의 나 사이엔 시간이 아닌 행동의 개수가 존재한다"
이 문장을 주짓수적으로 얘기하면 "미래에 블랙벨트를 맨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엔 시간이 아닌 출석의 개수가 존재한다" 지금 운동 갈 시간이 가까워졌다면 책을 잠시 덮어두고 도복을 가방에 넣고 옷을 입자. 그럼 운동을 안 가기 어려울 것이다. (벨트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운동 후에 다시 보자. 오늘도 즐짓수!
[크고 작은 부상들]
오늘도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운동하고 왔는가?? 다친 곳은 없나?? 우리를 좌절시키는 가장 큰 KO 펀치는 바로 부상이다. 모든 운동인들의 최대 적인 부상은 주짓수뿐 아니라 많은 운동인들을 운동과 이별하게 하고 좌절시켰다. 나도 지금까지 운동을 해오며 크고 작은 부상들을 정말 많이 경험했다. 고등학교 때 다친 왼쪽 어깨는 아직도 고질병이며 주짓수, 서핑을 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리고 시합 준비한다고 산에서 인터벌 달리기 하다가 오른쪽 무릎 반월판 연골이 찢어져서 나무를 잡고 절뚝거리며 한 시간을 넘게 산을 내려왔던 적도 있다. 지금도 달릴 때마다 통증이 심해 속도를 내서 뛰거나 오래 달릴 수가 없다. 그런데도 어떻게 계속 주짓수를 하고 있을까??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나는 12년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고 수련하는 스포츠 스타일의 주짓수를 했었다. 그래서 항상 경쟁적이었고 이기기 위해서라면 몸에 무리가 가는 기술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나 많은 주짓수인들이 공감하시겠지만 가드패스(상대의 다리를 치우고 넘어가서 유리한 포지션을 잡는 것)를 당하거나 가드패스를 하지 못하면 패배감에 잠도 안 올 때도 많았다. 선수를 목표로 한다면 이러한 감정이 좋은 모티베이션이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일반 취미로 운동하는 사람들에겐 과도한 경쟁심을 불러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상처로 남게 되어 주짓수를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부상은 한 번의 사고가 아닌 지속적으로 쌓인 대미지가 하나의 계기로 터지는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체육관에서 알려준다고 무조건 사용하지 말고 본인의 몸에 무리가 되는 기술은 피해야 한다.
주짓수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체육관을 반강제적으로 쉬면서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그때가 6년 정도 체육관을 운영했을 때인데 일 년에 한 두 명씩 크게 다쳐서 응급실에 가면서 체육관 운영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던 때에 마침(?) 코로나가 터져서 체육관을 그만 정리해야 되나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다. 관원들은 선수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닌데 취미 생활로 이렇게 다치는 게 맞나 항상 죄책감이 있었다. 그러던 중 그레이시 주짓수의 길을 먼저 간 선배 관장님의 권유로 그레이시 주짓수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체육관도 못 여는데 배워 두면 정상화되었을 때 관원들 알려주면 좋겠다 싶어 배웠는데 점점 그레이시 주짓수의 철학과 교육방식에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지도자 과정을 수료하고 체육관도 그레이시 주짓수로 바꾸게 되었다. 그때부터 지금 글을 쓰는 4년 동안 큰 부상을 당한 관원이 한 명도 없었다. 그레이시 주짓수 얘기는 홍보가 되는 것 같아 이 정도만 하고(현재는 그레이시 주짓수 네트워크를 나왔다.) 부상 없이 주짓수를 오래오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나의 10년 동안의 체육관 운영 경험을 통해 얘기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