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지 않아도 괜찮은 나이

그럼에도 외로워지는 마음

by 푸른혜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
어른들은 종종 이렇게 말했다.


“20대면 많이 연애해야지.”
“지금밖에 시간이 없어.”


그땐 그 말이 잘 와닿지 않았다.
사랑은 굳이 시간을 맞춰가며 애써야 하는 일은 아니라고 여겼다.


그런데 일에 치이고, 하루를 버티는 게 우선이 된 지금은
그 말이 조금씩 실감 난다.
마음이 있어도, 시간은 늘 부족하다.


사회에 나오고 나서,
어른들이 했던 말들이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일이 쌓이고, 연락이 뜸해지고,
주말엔 그저 조용히 쉬고 싶어질 때쯤.


만남을 피하는 게 아니라,
그저 에너지가 부족한 날이 많아진 거다.


사람을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을 내야 하고, 마음의 여유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두 가지가 점점 귀해진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말이 통하고, 내 일상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는 사람.
설레지 않아도 좋다.
그냥 마음이 편하고, 대화가 따뜻한 사람이면 좋겠다.


설레고 싶다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그 설렘이 꼭 사랑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괜찮다.
어쩌면 그게, 나이 들어 알게 된 지금의 사랑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내 마음의 온도를 살피며
누군가와 마주 앉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