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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H Sep 02. 2024

하나, 둘, 셋


나는 잘 알고 있다.

내게 주어지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그냥 그저 당연하게 주어지는 게 아님을.


오늘도 평범하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한다고,

내게 이 아이들을 허락한 하늘과 온 우주에

매일매일 감사한다고,

더는 바랄 것이 없다고 되뇌이고는.


뒤돌아서서

아이를 나무란다.

너는 왜 숫자를 아직도 모르느냐,

너는 왜 아직도 한글을 읽지 못하느냐고.


하나, 둘, 셋

그게 지금 뭐가 중요하다고.


그걸 알고 있음에도 짜증 섞인 잔소리를 한다.

실은 이 짜증이 오롯이 나 때문에 비롯된 것이란 걸

나는 아는걸까 모르는 걸까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걸까.


내가 잘 가르쳐 주지 못해서

내가 잘 양육하고 있지 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조바심과 걱정에서 비롯된

내가 나에게 나는 짜증과 화를


상대가 아이라 해서,

상대가 나보다 약자라 해서,

쉽사리 표출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내일은 조금 더 다정하고

내일은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하나, 둘, 셋 그 런 것 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엄마가

하나, 둘, 셋 외치면 같이 달리기 시합 하는 거라고.


하나, 둘, 셋 !!!!

손잡고 달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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