삯꾼과 박쥐에 대해서
The Fleet of Harmonious Causations
어제는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이었습니다.
제가 속한 탁구 동호회와 회원들이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레슨만 하고 투표권이 없는 명예회원입니다.
회원이 14명이고 명예회원이 3명인 그리 크지 않은 동호회입니다.
그리 오래된 세월을 함께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동호회가 만들어진 때부터 함께 해왔기에 강한 애착이 있습니다.
어제는 새롭게 회원으로 가입하고 싶으신 분의 투표결과가 있었습니다.
75%의 회원들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부결이 되었습니다.
부결된 분은 한번 동호회를 탈퇴하셨던 분이십니다.
저도 형님이라 부르기에 어제도 레슨 후에 다음 주에 뵙겠다고 인사했습니다.
문제는 어제 저녁 8시 30분쯤에 일어났습니다.
부결 발표를 단톡으로 하자마자 비판하는 글이 단톡에 올라왔습니다.
가입이 부결된 형님이 어떤 분께 개인톡으로 감정을 표출한 글입니다.
감정을 표출한 글은 민망할 정도로 동호회와 회원들을 비판했습니다.
개인적인 감정을 누군가에게 표출하는 것은 저도 할 수가 있는 일입니다.
다만 그 형님의 허락 없이 동호회의 단톡에 올렸다면 범죄행위입니다.
동호회와 회원들을 똘아이로 묘사하고 저급한 동호회로 표현했습니다.
덕분에 이간질이 되어서 동호회 회원들과 그 형님과의 관계는 어색해졌습니다.
단톡에 올리신 분은 총무를 얼마 전에 그만두신 목사님이십니다.
총무를 그만두신 후에 회장님도 몸이 불편하여 회계님이 대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자분이시지만 동호회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회계로 봉사하고 계십니다.
총무가 그만둔 비상상황이라 수습하느라 열심을 내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 있는 동호회와 회원들을 비판하는 글을 목사님이 올렸습니다.
온갖 문장들이 생각나고 잠잘 시간이 지났는데도 잠이 오지를 않았습니다.
마음이 글을 쓰라고 해서 목사님께 두 가지의 질문을 정중하게 드렸습니다.
첫째는 그 형님께 허락을 받고 올린 글인지 두 번째는 허락 없이 올린 글인지
운동선수 출신인 그 형님이 단톡에 올리는 글을 그렇게 썼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고
만약에 그분의 허락 없이 단톡에 올렸다면 다음 주에 얼굴을 어떻게 볼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사님의 대답은 글을 읽고 글 내용으로 판단하라고 하였습니다.
그 글은 단톡에 올리는 것이 맞고 모든 회원들이 보아야 될 내용이라고 했습니다.
결국은 그 형님의 허락을 받지도 않고 단톡에 올렸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동호회 회원들이 그 글을 읽으므로 그 형님과의 관계가 어색해졌습니다.
그 형님이 이 사실을 알고 계신지는 모르지만 다음 주 월요일이 걱정이 됩니다.
그 형님이 단톡에 본인 글이 민낯으로 올라간 사실을 안다면 안 오실 것 같습니다.
참 제가 좋아했던 목사님이었는데 그리고 참 좋아했던 장로님이었는데
어제 일을 겪으면서 그동안 저의 마음에 쌓였던 신뢰가 그냥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동호회에서 회장님의 몸이 불편하시고 여자회계님이 대행을 하는 상황 속에
나이들이 저보다 많으신 회원분들은 나서서 말씀하시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딱 한 가지 동호회와 회원님들이 욕을 먹는 것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저에게 어떤 불이익이 온다 해도 목사님께 그만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대부분의 회원님들은 조용히 지켜만 보고 계시지만
몇 분이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서 저를 위로하시고 힘을 주셨습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것은 오늘의 저를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제가 비겁하지 않았고 저의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누군가가 행동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표현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자기 세상을 만난 듯이 갈라치고 파괴시키려고 합니다.
저는 더 이상 앞장서지 못하더라도 상식적인 판단을 하시는 회원님들이
동호회를 위해서 그리고 회원님들을 위해서 나서주시리라고 믿어봅니다.
오늘은 잠을 잘 자고 싶습니다.
볶음밥 냄새도 좋고 마음도 행복하고 오늘은 꼭 단잠을 자겠습니다.
*모처럼 딸이 그림을 그려서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