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지식 사이트에서 그림에 대한 특별한 온라인 강연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평소 그림과 화가에 관심이 많던 내게는 더없이 반가운 시간이라 기대감을 안고 강연을 듣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박물관과 미술관 가이드를 하며 예술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그가 《기묘한 미술관》의 저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의 저자라니 강연의 모든 순간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으려니 내가 지금 루브르 박물관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있다는 그곳! 하지만 나는 그 그림을 보기 위해 구름떼처럼 모여있는 사람들을 헤치고 있는 대신 다른 그림들을 볼 것이다. 언젠가 일주일 동안 프랑스에 머물며 하루 종일 루브르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플란더스의 개〉에서 네로가 그림을 보며 받았을 감동을 떠올리며 나도 그런 순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어릴 적 파트라슈와 네로가 등장하는 〈플란더스의 개〉를 감명 깊게 봤던 기억이 떠오른다. 평소 성당에 있던 루벤스의 그림을 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네로가 그림 앞에서 경이롭게 서있던 마지막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루브르 박물관에는 그런 경이로움을 내게 안겨줄 그림들이 무척 많을 것 같아서 설레인다. 그래서였는지 강의를 듣는 내내 마음이 한껏 부풀어올랐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도서관에서 《위로의 미술관》을 빌렸다. 《위로의 미술관》은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 진병관이 전해주는 활자로 된 명화수업을 담고 있다.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위로가 필요한 우리들에게 토닥토닥 괜찮아질거라고 따듯한 안부를 묻는다.
이 책에는 25명의 화가와 명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시중에 명화나 화가에 대한 명화책이 많이 나와있지만 이 책이 다른 것은 위대한 화가의 고난과 역경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대한 화가라도 고난을 겪지 않은 화가는 없었다. 눈부신 하얀 눈 속에서 피어나는 복수초가 아름다운 것은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고난이 없다면 인생이 찬란하지 못할 것이다. 고난의 시간을 지나며 위로가 필요할 때, 이 책은 우리에게 따스한 응원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지친 하루의 끝, 나만을 위한 위로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명화 속에서 나를 다독여보는 그런 시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