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영 중인 드라마 <열혈사제2>와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은 불의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세상을 기만하고 좌지우지하려는 갑들이 등장하며, 이들의 부패와 비리를 처단하는 통쾌한 전개가 특징이다. <열혈사제2>에서는 국내 최대 마약 카르텔이,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에서는 돈과 권력을 이용해 부당하게 가석방을 노리는 양심 불량 인물들이 그려진다. 이 드라마들을 보며 불의와 부패를 응징하는 한 권의 책이 떠올랐다. 조완선의 장편소설 『집행관들』이다.
『집행관들』은 경찰, 사법부, 정치권, 언론 등 모든 분야에 만연한 갑질과 부패에 대한 울분과 분노를 담고 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처벌하기 어려운 악질적인 갑들을 현실에서 철저히 응징하는 집행관들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짜릿한 통쾌함을 선사한다. 세상을 농단하며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부패 세력들은 부당하게 쌓은 권력과 재물로 법망을 빠져나가고, 특별사면 등을 통해 또다시 갑질을 일삼는다. 이에 맞서 정의로운 심판을 내리는 비밀스러운 조직이 있으니, 바로 집행관들이다.
소설은 역사학자 최주호와 그의 고교 동창 허동식이 집행관으로 활동하며 시작된다. 이후 예비역 중령 배동휘, 변호사 엄기석, 전 청와대 행정관 안희천, 사회부 기자 정윤주, 정보요원 북극성까지, 다양한 배경의 인물들이 합류하며 팀을 이룬다. 이들은 법의 이름으로 처단할 수 없는 악질적 인물들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심판하며, 독자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작품은 시간이 흐르며 집행관들의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고, 그들이 왜 집행관으로 합류했는지, 어떤 울분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지 드러난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과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며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특히 검찰의 추격 속에서 드러나는 집행관들의 비밀은 독자들을 책 속으로 깊이 끌어들인다.
『집행관들』의 저자 조완선은 1997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반달곰은 없다』로 등단한 이후, 역사적 사건과 상상력을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여 왔다. 『천년을 훔치다』와 『비취록』으로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그는 이번 소설을 통해 사회적 불의에 대한 통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지금까지 불의를 응징하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집행관들』처럼 강렬하고 통쾌한 응징은 없었다. 드라마에서 느낀 대리만족이 현실적이고 치밀한 서사로 펼쳐진 이 책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왜 사람들은 부패한 악질들을 심판하는 이야기에 열광할까? 아마도 현실에서는 처벌받지 않는 불의가 이 소설 속에서는 철저히 응징되기 때문일 것이다.
기만과 응징, 통쾌한 희열이 뒤섞인 본격 사회 미스터리 소설 『집행관들』은 세상 모든 갑들을 잠 못 이루게 할 책이다. 이런 집행관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세상의 부패와 갑질이 조금이나마 사라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