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Fill의 통빨을 보여주다
오크통에서 숙성이 오래된 위스키의 경우 보통 맛이 좋다. 그렇다고 숙성년수가 짧은 위스키의 맛이 안 좋은 것도 아니다. 나는 어떤 오크통을 사용하느냐가 숙성년수보다 훨씬 맛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벤로막은 1898년 설립 이후 여기저기 인수되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가 1993년 대형 독립병입 회사인 고든 앤 맥페일에 인수되었다.
벤로막은 퍼스트 필 오크통을 고집한다. 한 번 쓴 오크통은 다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오크통의 영향력이 온전히 위스키에 스며들 수 있을 것이다.
벤로막은 다른 증류소와 비교했을 때 매우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퍼스트 필 오크통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고든 앤 맥페일 덕분일 것이다.
출장기간 중 자주 들리고 있는 모어 위스키 바
여기서 여러 좋은 위스키들을 많이 마셨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또 찾은 위스키는 벤로막이었다.
2011년 증류되어 2020년 병입 된 비교적 짧은 숙성년수지만 웬만한 고숙성 셰리 위스키보다 맛이 훌륭했다.
향은 달달한 과실향이 아주 진하게 올라왔고 향에 못지않게 맛도 꽤 달달하고 복합적인 맛이 났다. 정말 맛있는 위스키인데 상세히 맛표현을 못하겠다. 그냥 마셨을 때 직관적으로 맛있는 게 바로 느껴진다. 끝 맛에 느껴지는 있는듯 없는듯한 피트가 주는 스모키함이 완벽하게 100을 채워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다른 오크통을 사용하고 도수도 차이가 나긴 하지만 정규제품인 벤로막 10년이랑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
병 라벨에 쓰여있는 ‘Whisky Hoop 한정판’
위스키후프는 일본의 독립병입 회사로 여러 일본의 바들이 연합하여 만들어졌다.
요즘 위스키후프 픽이 꽤 괜찮다고 하는데 여기서 여러 위스키후프 한정 바틀을 접해보니 납득이 갔다.
아무튼 벤로막 싱글캐스크는 꼭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