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가장 최근에 직접 출판한 도서와 출판사 계약을 통해 출판한 도서를 검색하는 것이 하루 일과 중 하나이다. 그리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다. 지난 검색의 결과물과 차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큰 차이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전무하다. 책은 꾸준하게 팔리고 있다는데 홍보 효과는 둘째치고 독자의 반응을 알 길이 도통 없다.
2024년 여름, 전작인『13mm의 거리』를 출간하고 난 뒤 어떻게든 홍보에 도움이 될까 하는 심정에 서평단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북스타그램이나 글쓰기 용도로 운영되는 계정만 팔로우하기 때문에 팔로잉 목록을 살펴보며 연락을 취할 대상을 선별했다. 자주 서평을 올리고, 서평의 길이가 적절하고 좋아요와 댓글이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된 계정이라면 목적에 맞는 서평을 남겨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DM으로 내 소개를 하고, 메시지를 보낸 이유를 설명하며 글의 일부를 먼저 PDF로 보낼 테니 읽고 난 뒤 마음에 들면 그때 서평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의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개중 일부는 괜찮으니 바로 책을 보내달라는 분도 있었고 PDF를 읽은 후 책을 보내달라는 분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승낙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감사하며 개별적으로 책을 보냈다. 표제지에 서명과 간단한 감사 메시지도 남기고, 책 행사 때 판매하는 굿즈도 동봉해서 보냈다.
대략 20여 명 정도 서평 의뢰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확인한 후 서평 의뢰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접근법이 잘못된 것 같았다. 작성된 서평의 다수를 읽으며 과연 내 책을 정독하고 나서 서평을 쓴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어떤 서평은 내가 공개해 둔 책 소개글을 그대로 짜깁기 한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책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가로 쓰는 서평인데, 그만큼의 책임감을 기대했던 것이 순진한 생각이었을까. 인류애에 과한 기대를 걸었던 것일까.
독립출판물에게 간단한 리뷰나 적절한 수준의 진지한 서평은 특히나 중요하다고 믿는다. 인지도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온라인에 검색했을 때 별다른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독자는 선택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칭찬이든 비판이든 관심이 존재해야 다음 작품을 탄생시키는 데 있어 발전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애정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오래된 명제는 낡았지만 여전히 반짝거린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책을 찍어내는데 얼마가 들었든 먼저 손에 쥐어줘야 뭐라도 나온다. 내 책에 대한 반응을 기대하는 마음도 이제는 꽤 무거워 벌써 내려놓은 상태다. 그럼에도 실낱같은 마지막 희망은 버리질 못하니 '이럴 바에 내가 먼저 쓰고 말지'가 목구멍 밖으로 솟구쳐 올랐다. '그러면 언젠가 누군가는 내 책을 가지고 리뷰를 써 주겠지'가 뒤를 이었다. 공짜는 없는 거니까.
동시에, 독립출판을 본업 삼아 매일을 살아가며 경주하고 있는 동료 작가에게 보내는 헌사이기도 하다. 선택의 결과가 두려워 독립출판에 뛰어들기보다 본업인 학원 강의에 더 안주하는 2025년을 보내고 있는 나로서는, 지금까지 출간한 작품의 수와 상관없이 스스로를 독립출판작가라고 소개하는 것에 점점 더 진해지는 주저함을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동료 작가의 책을 직접 구매하고 정독하고 애정과 논리로 진지한 서평을 쓰는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라도 독립출판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