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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닫는 딸이 당연한가요?

by 어진 식 관점


어진 아줌마네 집에는 네 사람이 삽니다.

팔순이 되신 친정 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어진 아줌마와 딸입니다.


어진네는 아직 이장님이 있는 동네에 산다는 점만 빼면 대한민국 대부분의 가족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가족입니다. 그런데 이 가족에게는 다른 집에 흔하다는 한 가지가 없습니다.


바로 딸의 방문 닫는 소리입니다. 이제 대학생이 된 딸의 방문은 사춘기 시절 내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늘 열려 있었습니다. 또 방문을 닫아야 할 때도 뒷손을 대고 닫기 때문에 문소리가 날 일이 없습니다(가끔 바람에 문이 닫히기는 합니다).


부모에게 짜증을 내거나 언성을 높이는 일은 이 집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딸은 간혹 TV에 방영되는 다른 집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한테 왜 저래? 너무 무례한 거 아니야?'


자기가 오히려 격분합니다. 딸의 게임 아이디 비번이 '부모님감사합니다'인데, 아이디를 빌리려던 친구가 그 사실을 알고 천연기념물 바라보듯 쳐다보더라는 이야기도 전해 줍니다. 학교에서 집으로 전화를 할 때면, 존대를 하는 딸을 신기하다는 듯 구경하는 친구도 있다고 합니다.


딸이 무심하게 전하는, 이런 감사와 존중을 느낄 때, ‘나, 참 잘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러니 그 이야기를 한 번쯤 다른 분들께도 들려드려 볼 만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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