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마음이 무기력해지는 이유 - 1
'마음의 구조'를 살피느라 미루어 두었던 우울증 문제로 다시 돌아가 보자. 1부에서 우리는 우울증의 근본 원인이 무기력에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 이제 마음이 무기력해지는 이유와 의욕을 되찾을 해법을 생각해 볼 차례다.
마음이 무기력해지는 이유
1부에서 마음의 힘으로 에너지를 모으고 회전시키는 간략한 실험을 진행했었다. 그 실험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마음'도 매우 실질적이고 물리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즉, 마음을 쓰는 일도 에너지 소모를 수반한다. 그러니 채우지 못하고 쓰기만 하면 마음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마음은 몸이 쉬고 있을 때도 쉼 없이 생각과 감정, 의지를 주관하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당연히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소모량은 마음이 처한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마음에 힘을 더하거나 빼는 첫 번째 힘은 현실이다. 상황에 대처하느라 방법을 찾고, 사람들을 대하고, 무언가를 잊지 않기 위해 애쓰는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모든 행위가 마음의 힘을 소모하는 일이다. 그래서 몸이 필요한 양분을 얻듯, 마음도 힘을 얻어야 한다.
때로는 그 에너지가 타인으로부터 온다. 그래서 현실이 호의적일 때는 그것이 마음에 힘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가족의 위로에서 용기를 얻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경제적 여유나 성취의 기쁨, 좋은 관계는 이런 식으로 마음에 힘을 더한다.
하지만 현실이 호의적이지 않을 때는 상황이 오히려 힘을 잃게 만든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현실의 요구와 원하지 않는 과제를 지속해야 하는 환경은 마음의 힘을 빠르게 소진시킨다. 이는 마치 버거운 짐을 쉬지도 못하고 들고 있어야 하는 것과 같다. 힘을 채우지 못하고 소모하기만 하면 몸처럼 마음도 건강할 수 없다.
마음에 힘을 더하거나 앗아가는 두 번째 힘은 ‘몸과 뇌’다. 과학은 마음이 뇌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뇌를 우리의 마음 밖에 존재하는 객체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몸과 뇌 또한 마음의 힘을 증가시키거나 빼앗는 요소로 작용한다. 몸의 습관이나 욕구를 바꾸느라 애써 본 적이 있다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이다. 원하는 몸과 뇌를 만드는 것도 마음의 힘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래서 몸이 마음의 뜻에 따라 잘 움직일 때는 몸이 마음의 힘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몸과 뇌가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는 이것이 마음의 힘을 소모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저항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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