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의 고민: 복사/붙여넣기가 아닌 '단 한 분'을 위한 제안
헤드헌터로서 가장 큰 숙제는 "어떻게 하면 이 제안이 복사/붙여넣기 된 스팸 메일이 아닌, 그 분 만을 위한 특별한 기회로 느껴지게 할까?"입니다.
많은 헤드헌터들이 해당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물론 링크드인의 일촌 신청 메시지와 같이 짧은 메시지 안에 제안을 담을 때는 메시지 전달의 한계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짧은 메시지 속에서는 차별화를 두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짧은 제안에 수락해주신 후, 메일 등을 통해 정식 제안을 드릴 때는 이력서와 포지션을 분석해서 '단 한 분'을 위한 메일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 고민에 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가지고 제안 메일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1. '맞춤' 분석에서 시작되는 진정성
제안 메일을 보내기 전, 이력서를 단순히 키워드 매칭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게 분석하려고 합니다.
이력서를 통해 당신의 핵심 경력이 왜 제안드리는 포지션에 적합한 지를 분석합니다.
그리고 고객사와의 최적의 연결고리를 찾아냅니다. 그동안 쌓아온 소중한 경험들이 고객사의 어떤 니즈와 정확히 맞아떨어져 가장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설명합니다.
이는 이력서와 JD를 중심으로 분석이 되어야 합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우대사항, 자격 요건 등을 당신이 그동안 얼마나 잘 쌓아왔는지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2. 고객사의 매력과 커리어 로드맵 제시
좋은 기회는 단순히 '이직'이 아니라 '성장의 발판'이 되어야 합니다.
고객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강점 등을 설명합니다. 특히 스타트업일수록 해당 부분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 입니다. 현 포지션이 향후 구직자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교두보가 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물론 제가 드리는 제안이 본인이 그리고 있는 커리어 로드맵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쯤, 제안을 통해 본인의 향후 단계를 고민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3. 신중함, 그리고 좋은 인연에 대한 소망
메일의 문구 하나도 다시 검토하고 보냅니다. 항상 메일을 보내기 전 다시 한 번 메일 내용 전체를 읽어봅니다.
이는 단순한 업무 효율이 아니라, 후보자님의 소중한 커리어에 대한 저의 진심을 담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너무 과장된 표현은 없는지, 어색한 문장은 없는지 등을 한번 더 검토하고 메일을 보냅니다.
이는 비단 이번 기회 뿐 아니라, 이후에도 좋은 인연으로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제안 메시지를 보내고 메일을 보낼 때 고민을 합니다. 어떤 문구를 쓰는 것이 더 좋을 지, 어떻게 해야 상대방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방법을 매 번 바꾸어봅니다.
상대방에 제 제안 메일을 받았을 때, "아 그래도 이 헤드헌터는 내 이력서를 한 번은 읽어봤구나"라는 생각을 하신다면 그것으로 제 메일은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선택은 오로지 후보자의 몫 입니다.
너무 과하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겸손하지도 않게,
메일을 읽으며 고개를 저절로 끄덕일 수 있는,
그래서 비록 처음 제안 받는 회사이지만 해당 회사에 대해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제안 메일을 드릴 수 있도록 늘 고민하고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