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_초보작가가 초초초보작가에게

글쓰기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돌아보면 글은 늘 나를 다시 살게 한 것이었다.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할 때,

글은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때로는 말로는 꺼내지 못한 마음을

한 문장이 대신 꺼내주었다.

글을 쓰다 울었던 날도 있었다.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문단 하나에

마침표를 찍고 나서야 비로소 내 안의 감정도 닫혔다.

그런 날이 쌓이면서, 나는 조금씩 단단해졌다,

글이 나를 바꿔 놓은 것이다.

글쓰기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결과물이 아니라,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글을 쓰는 동안 내 안의 혼란이 정리되고,

뒤섞였던 감정들이 비로소 이름을 얻는다.

그 과정을 지나며 나는 조금 더 '나'답게 변해갔다.

글 쓰는 길은 화려하지 않다.

때론 외롭고, 지루하고,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묵묵히 걸어야 하는 길이다.

하지만 그 길의 끝에는 언제나 '내'가 있다.

오직 쓰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는 조용한 확신의 자리.

글을 쓴다는 건,

완벽한 문장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불완전한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이었다.

글을 쓰며 천천히 깨달았다.

나는 글을 쓸 때 행복하다는 것을.

자판을 두드릴 때,

불현듯 멋진 단어가 떠오를 때,

좋은 글감을 만나 마음이 두근거리는 순간마다

나는 환희에 찬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 짧은 순간들이 쌓여

다시 글을 시작할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쓰고 있다.

조금 어색하고, 조금 느리더라도

이 문장이 내 진심이라면

그걸로 나는 충분하다.

나는 확실히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고,

유명한 작가도 아니다.

그저 글을 사랑하는 초보작가 나부랭이이다.

그래서 어쩌면 이렇게 '글쓰기에 대한 글'을 쓰는 일은

다른 전문작가님들에게 비난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쓰고 싶었다.

글쓰기를 주저하는 초초초보자 작가님들에게

어떻게 첫 문장을 시작하면 좋을지,

내가 어떻게 써 내려가지 시작했는지를 전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내가 글을 쓰며 느꼈던 감동과 환희를 알게 해주고 싶었다.

이 시리즈를 함께 걸어온 독자님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지금 작가님이 쓴 그 한 문장,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글 쓰는 일은 끝나지 않는다.

마음이 있는 한, 문장은 계속 이어진다.

어쩌면 내일의 문장은 오늘보다 조금 더 다정하고 단단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일도, 조용히 펜을 잡을 것이다.

오늘도 내 안의 이야기를 향해

비록 글쓰기가 어렵고, 수백 번 좌절할 이유가 있더라도

나는 쓸 때 행복하므로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