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 오르겠다 약속했었다.
중요한 것은 '오른다'는 사실이었다.
둘째 놈 출산 후 무릎 수술한 뒤로
한 번도 흙길 산등선을 타지 못했다.
제주도행 비행기를 예약하던 날
오르겠다는 약속을 내게 했다.
새벽 6시
잠시 뭉그적거리는 듯싶었지만
나는 어느새 오르고 있었다.
무릎은 힘들다, 아프다 말이 없었다.
땅이 내 발을 힘껏 밀어주었다.
오름의 끝에 서자, 바다의 끝이 보였다.
태양은 어느새 완연히 떠오르고
미리 도착한 이들이 그 모습을 담고 있었다.
나는 머리를 숙였다.
고맙다 다리야!
내려오는 걸음은 어기적 어기적
길고도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