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12세 학생의 경험
얼마 전 주말, 나는 어려운 물리 문제를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는 자세히 설명해 주셨지만, 나는 곧 깨달았다. ‘이건 내가 스스로 풀어야 한다. 듣는다고 이해되는 게 아니라, 직접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아빠는 계속 설명을 이어가셨고, 나는 점점 답답해졌다. 결국 아빠의 질문에 대답도 못 하고 침묵만 흘렀다.
아빠가 답답해하며 다시 설명하려는 순간, 나는 다급하게 말했다.
“아빠, 잠깐! 지금 머릿속에서 풀어보느라 설명이 하나도 안 들어와. 혼자 고민하고 싶어."
바로 그 순간부터, 문제는 정말 내 것이 되었다. 긴 시간 붙잡고 고민한 끝에, 결국 내 힘으로 풀어냈다. 그리고 그 성취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컸다.
그때 알았다. 정답지라는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릴 바에는 내 생각을 뗏목 삼아 그 위를 항해해야 한다는 것을. 누군가가 정답지를 억지로 건네는 것은, 오히려 뗏목을 부수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