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나는 직장인이었다. 우리 조직에서 나는 중간 관리급으로 꽤 직장생활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나는 맘이기도 하다. 6세면 아이가 자주 아픈데(초등학교 입학하면 잘 안아프다) 직장맘은 힘들었다.
6세도 다소 늦게 끝나는 영유를 보냈다. 아이는 늘 준비된 수업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콘텐츠가 학습이어도 소재가 다양하고 다양한 자극을 주는 영유의 수업은 내가 봐도 재미있다. 어느날 담임에게 전화가 왔다. 아이가 읽고 쓰는 것을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음............ 나는 읽고 쓰게 될 것이니 걱정마시고 지켜보자고 하였다. 사실 엄마가 상담하면 선생님이 워워~~ 시켜야하는 구조인 것 같은데.... 왠일인지 통화내용이 정 반대이다.
1달이 지나고 깨닫게 되었다. 시험을 본 것이다. 이 학습식 영유에서 시험을 볼 것을 알고 그 간 어머님들께서 부단히 읽고 쓰는 것을 가르치셨나보다. 다 맞은 사람이 누구라고 반에서 발표까지 하셨다고 한다. 나는 이 일련의 일을 듣고 약간 충격을 받았다. 아이도 상처를 받았다. 선생님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또한 이런 공부를 지향할거면 영유를 왜 보내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당시 우리 아이는 speaking을 매우 잘 하여 아이가 말을 할 때 아이들이 듣기 위해 무슨 말을 하는지 일동 조용해진다고 하였는데..... 내가 읽고 쓰기를 안시켜서 그렇구나.. 싶은 자괴감도 들었다. 돌이켜보면 당시 우리 아이는 한글도 읽고 쓸 줄 몰랐는데 다른 친구들은 다들 읽고 썼던 것도 같다. 그래서 영어 읽고 쓰기가 수월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우리 아이는 영어 읽고 쓰기를 먼저 배우게 되었다. 하하하... 우습지만 이렇게 되었다. 한글을 먼저 배웠으면 더 쉬웠겠지만, 그 정도는 너가 알아서 머리로 처리해라....... 라는 직장맘의 피곤함이 어쩔 수 없이 반영되었다. 결론은 무슨 언어를 먼저 읽고 쓰던지 아무 문제 없고, 어느 한 언어 논리 구조를 배우기만 하면 다른 언어 구조는 빠르게 습득한다.... 는 경험적 결론을 얻었다.
8세 아이는 전국의.. 전체 영유에서 top 수준을 보여주었다.. 10세에도.... 현재는..... 딱히 시간을 투자하여 공부하지 않아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아기에 잘하느니 못하느니 이런 말들에 절대 현혹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