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는 한번 작가가 되면 그 자격이 계속 유지되어 참 다행이다. 한참 동안 글을 못썼는데도 이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 어찌어찌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 글 열심히 써서 책도 내보고 작게나마 부수입도 벌어보자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브런치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어쩌다가 그 다짐이 점점 옅어져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 건조한 겨울날 자기 전에 널어둔 축축한 수건이 자는 동안 바짝 마르는 것처럼 서서히 알게 모르게 나의 다짐은 증발해버리고 말았다.
요즘 회사가 바쁘다. 회사에서 일이 항상 바쁜 것은 아니지만 요즘은 좀 바쁘다고 느껴진다. 웬만하면 야근을 안 하는 주의인데, 요즘은 야근도 어쩔 수 없이 좀 한다. 그래도 집에 오면 자기 전까지 시간이 좀 있다. 밥을 직접 요리해먹지 않고 시켜 먹거나 밖에서 먹고 오면 더더욱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그 시간에 딱히 하는 게 없다.
전에는 퇴근 후~자기 전 이 시간에 뭐라도 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는 이 시간을 이용하여 꾸준히 글을 썼다. 잘 쓰든 못 쓰든 내가 쓴 글이 차곡차곡 쌓였고, 그 기록의 축적이 곧 나의 귀중한 자산이며 글을 쓰는 시간이 나의 자기 계발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나는 속으로 지금의 나 같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위안을 얻었다. 퇴근 후 누워서 유튜브나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나는 그들보다 낫다. 그들이 제자리걸음을 할 동안 나는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테다,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그들 중 하나(one of them)가 되었는데, 대신 겸손한 마음을 얻었다. 역시 사람은 겸손해야 되는데, 이 진리를 항상 잊고 살아간다.
주저리주저리 여러 말을 썼지만, 이제 다시 브런치 글을 꾸준히 써보자 다짐하는 차원에서 이 글을 써보았다. 글쓰기를 시작할 때 내가 모토(motto)로 삼은 말이 하나 있다.
완수가 완벽보다 낫다. 완벽주의는 미루는 태도를 낳는다.
나는 자기 계발서가 다 작가의 자기 자랑 같아서 좋아하지 않는데, 역시 겸손한 마음을 가지면 어디서든 다 배울 점을 찾을 수 있기 마련이다. 위의 모토도 퓨처셀프라는 자기 계발서를 펼쳐보고 우연히 발견한 문장이다.
나에게 있어 글을 꾸준히 쓰지 못하게 하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 자기 검열이다.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어떻게든 글을 완성하고 발행하자라는 의미에서 위 문장을 모토로 삼았었다. 다시 시작하는 이 순간 나에게 너무나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겸손한 마음으로 화이팅 한번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