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한파 속에서도
겨울의 난동이 온다
한겨울 따뜻한 바람
마치 봄이라 속삭이는 이 계절의 어긋남을
질서의 파괴라 부르며
그들은 냉난방 속 가벼운 옷차림으로
엄동설한을 응원한다
겨울 속 따뜻함을
겨울의 배신이라 떠는다
하지만 쩍쩍 갈라지고
얼어붙는 것은
그들의 마음이다
영등포역이 내다 보이는 그곳에서 보던 것은
한 껏 몸을 말고 박스를 머리까지 덮던 것
한 때 큰 난동을 부리고도 씩씩 거렸을 그것
기억나던 것은 박스 아래 과연 생명이 맞을까
난데 없는 난동을 박스 아래는 살만하겠지
발목까지 덮은 것이 내려갔을 때
경찰차와 구급자가 데려갔을 때
한 숨의 입김처럼 공중으로 흩어졌을 때
지금의 더위를 한 포대 담아
그 역사에 보관할 수 있다면
박스 아래 그가 부채질 할텐데
난동은 계절의 틈에서 찾아오는
잠깐의 위로가 될 줄 알았더만
여전히 동토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