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가 있었다. 그런데 노래가 빅 히트를 치게되니 재주 부리는 곰 따로있고 돈 챙기는 이 따로되어 문제가 터졌다. 그러니 가사 말대로
“정신차려라
요지경에 빠진다
인생 살면, 칠팔십 년 화살같이 속히 간다”
드라마 조연급으로 출연해 개성있는 연기와 독특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던 신신애를 '애모'의 가수 김수희는 음반을 만들어주겠다며 스카웃 했고 ’세상은 요지경’을 제작하고 발표해서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그렇게 노래가 뜨자 신신애가 음반 수익금을 달라고 요구했고 계약서에는 음반 수익금은 100% 소속사가 가져가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김수희는 그래도 자기가 스카웃한 사람이기 때문에 공연 및 행사비를 2배 더 올려주었지만 음반 수익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신신애로서는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1993년 두 사람이 동시에 출연한 생방송 중에 신신애가 갑자기 김수희 비난과 폭로를 하니 김수희는 그 다음 무대라 모두 듣고 있다 멘탈 붕괴되고 화가 폭발하여 다음 날 신신애를 계약 해지하고 소속사에서 퇴출시켰다.
아무리 계약서에 근거한 관행이지만 음반수익금이 왜 가수에게 한 푼 안 갔는지 불공정한 수익구조가 제일 문제였다 본다. 가수 조용필 또한 피해자라니 그때만 해도 어두운 시절이었나 보다.
진짜 요지경 세상이다. 이런 세상사에 대한 '썰'을 두서없이 풀어보려 한다.
내가 좋아한 인생드라마는 ‘나의 아저씨’와 ‘미스터 선샤인’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역시 BBC지 하며 보던 시절에 그 오프닝 배경음악만 들어도 심장이 뛰던 ‘다운튼 애비’가 있다.
이 영드는 세계를 호령하던 대영제국이 20세기 들어 쇠락해 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인데 그 시절의 의상과 소품등을 좋아해서 보는 동안 눈이 즐거웠다.
2010년 영국 ITV에서 첫 방송을 시작하여 5년간 상영되었는데 주로 1912년에서부터 1925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국 요크셔에 있는 저택 다운튼 애비에서 그랜섬 백작 부부는 세 딸과 함께 하인들을 거느리며 살고 있다. 그런데 후계자 겸 사위가 될 예정이었던 사촌이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로 사망하자 당시 여자는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다는 당시 영국 법령에 따라, 그 다음 후보인 먼 친척뻘인 매튜가 후계자가 되기 위해 다운튼으로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문의 룰을 따라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에 불만인 첫째 딸 메리와 그 집 세 딸 중에 한 명과 결혼해야한다며니 불만을 터뜨리던 매튜는 차츰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드라마 주연들 중 매튜는 정말 목소리, 눈동자, 품격있는 행동이 매력적이다. 다소 뻣뻣하고 자존심이 센 큰딸 메리와 어긋날 거 같으면서도 그런 그의 품성으로 둘은 잘 이어지고 세 딸중 막내딸은 자기 집 운전기사와 사랑에 빠지면서 신분이 흔들리는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도 보여준다.
우리에게 익숙한 해리포터의 맥고나걸 교수역이었던 매기 스미스의 명연기도 찰져서 드라마 인기에 한 몫 했다 본다. 그녀는 백작의 어머니로 나오는데 우아한 외모에 깐깐하면서도 영국식 유머가 있어 미국 출신 며느리인 코라역의 엘리자베스 맥거번과도 좋은 호흡을 맞췄다 본다. 코라는 자상하면서도 따뜻한 역할인데 그녀의 연기도 멋졌다.
매기 스미스는 고전미 넘치는 사극부터 세련된 드라마, 신랄한 희극까지 모든 장르를 훌륭하게 소화한 배우인데 안타깝게도 몇 개월전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는 꼬장꼬장한 백작 부인 바이올렛 크로울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영국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돈 부자 약간 속물스런 코라의 어머니에게 브리티시 유머를 날리는 바이올렛, 그리고 사돈격인 매튜의 진보적인 어머니와 보수적인 그녀의 티키타카도 깨알재미다.
미쿡식 느끼한 영어보다 담백한 영국식 영어로 귀가 시원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이 영드를 강추한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20세기 초는 중산층의 발달과 양차 세계 대전 후 복지국가의 건설 등 급격한 사회변화로 기존의 신분체계가 무너지는 시기였다. 그에 맞춰 인건비도 급격하게 오르면서 드라마 속의 그랜섬 백작가처럼 하인을 수십명씩 부리는 것도 벅차서 대부분의 귀족가는 재산을 처분하거나 체면을 위해 빚까지 내가며 생활하는 처지가 된다.
그런데 그 돌파구로서 이때 돈 많은 미국 신흥부자들의 딸들과 몰락해가는 영국귀족 아들들의 혼사가 이뤄진다.
철도 사업으로 억만장자가 되거나 은행 혹은 철강사업으로 신흥부자가 되었지만 더 일찍 미국으로 건너 온 유럽 귀족 출신들이 그들의 리그에 끼워주지 않자 미국부자들은 딸들을 유럽 귀족들과 혼인 시켜 귀족 타이틀을 사고 유럽 귀족은 옛날의 영광을 보존하고 그렇게 누이좋고 매부 좋고 식이었다. 원래 재물이 있으면 명예를 갖고 싶은 것이 인간 5욕중 식욕,성욕, 수면욕 다음이라 하니.
이렇게 귀족이 된 딸들을 달러 프린세스라 부르는데 드라마 다운튼 애비의 며느리인 코라가 그러하다. 그리고 그 Dollar Princess 가운데 실제로 유명한 한 사람이 있는데 그 이름이 ‘제니 제롬’이다.
그녀는 미국 뉴욕타임즈도 소유한 미국 금융가의 딸로서 어려서부터 미국 상류층 여성들이 그렇듯 뉴욕과 파리등을 오가면서 자랐다. 그런 제니 제롬은 매우 아름답고 똑똑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잡지사 편집자도 했다하니 지적수준도 뛰어났고 생기발랄하고 자기 의사 표현에 당당했다. 그래서 결혼 후 영국 귀족사회에 적응을 잘 했고 사교모임에서도 인기가 많았으며 그녀 역시 파티를 즐겼다.
미국 갑부와 유럽 귀족간 결혼의 물꼬를 튼 ‘오리지널 달러 공주’
속썰에는 그녀가 영국황제 에드워드 7세의 정부였지만 막상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왕비와도 절친이었고 세르비아 왕자와도 연인이었고 독일 수상 비스마르크와도 염문이 있었다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녀의 애인이 늘어나는 수에 비례해 남편의 지위도 수직상승하여 장관에서 급기야 보수당 대표까지 올랐고 아들은 세계최강 영국의 해군장관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니 어쩌면 그녀는 유럽판 현모양처였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세계 1차 대전중 연합군과 터키의 갈리폴리 전투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나 대패하면서 우울증의 나락에 빠지고 그의 앞날은 재기 불능에 빠졌을 때 그녀에게는 여전히 오스카 와일드등 애인들이 줄을 섰고 그런 엄마의 역할 인지 아들은 다시 살아나서 결국 영국의 수상이 된다.
그리고 2차 대전 때 온 유럽이 히틀러에게 무릎을 꿇고 항복했을 때 끝까지 싸우다 힘이 몹시 부치자 엄마의 나라이자 외갓집 격인 미국에 매달려 미국의 참전을 이끌어내 끝내 히틀러와 나치를 깨끗하게 치워버린 위대한 인물이 되었으니 그 아들이 바로 윈스턴 처칠이다.
제니제롬은 남편 랜돌프 처칠이 먼저 죽자 아들 처칠과 동갑인 20세 연하의 영계남과 재혼했다. 그러다 재혼 14년 만에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하고, 다시 63세 나이로 영국 관리인 40세의 남자와 결혼했고 이 결혼은 67세에 제니 제롬이 죽을 때까지 유지되었다.
결혼할 때 쯤의 랜돌프 처칠 경과 제니 제롬
두 아들인 윈스턴과 존과 함께 있는 제니 제롬
그녀는 남편과 자식을 출세시킨 현모양처인가? 많은애인과 바람 핀 악처인가? 어쨌든 그 경계선에 있었던 제니제롬은 지적수준이 높은데다 신대륙 특유의 발랄함, 남성 앞에서 당당함으로 그녀는 점잖은 영국 귀족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그녀는 어려보이는 외모와 채치있는 말솜씨로 많은 이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는데 이것은 남편인 랜돌프 처칠이나 그녀의 아들인 윈스턴 처칠이 정치를 하는데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혹자들은 잿더미 위의 유럽과 영국을 독일로부터 구해낸 처칠경의 용기와 결단, 그리고 명연설, 특히 처칠 수상의 재치와 유머감각은 어머니를 닮았다고도 한다.
처칠수상 리즈시절과 시가 피는 모습
그 말로가 안 좋은 세기의 유혹자들 중에는 클레오 파트라나 마리 앙트와네트, 마릴린 몬로등이 있다. 그러나 제니제롬은 왠지 다르게 보인다. 윈스턴 장남을 낳기 직전까지 그녀는 사교모임을 주관하며 춤을 추다가 아이를 낳으러 갔다 하니 그녀의 에너지는 넘쳤나 보다.
장남 윈스턴 처칠에게 부모들은 다정한 편은 아니었다 한다. 아버지는 정계 생활을 하느라 아들에게 제대로 신경을 써주지 못했고 어머니 제니 역시 사교생활을 즐기면서 나름대로 남편을 내조하느라 아들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처칠이 기숙 사립학교에 있을 당시 아버지 랜돌프는 4년 동안 4번 찾아왔고, 어머니 제니 제롬은 1번만 찾아왔을 정도였다 한다. 그래도 생전의 아버지를 미워하지는 않았는지 윈스턴은 자신의 아들에게 아버지 이름인 랜돌프를 붙였다.
그래서 어렸을 적부터 유모손에 자란 처칠은 일종의 애정결핍?으로 평생 시가와 술에 의존형이 되었는 지도 모른다. 정치인으로서 영국과 세계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지만 그의 말과 필력이 그를 과대평가하게 했는 지도 모른다. 그는 술과 담배, 그리고 극심한 우울증을 앓으면서도 특히 그림을 그리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고 한다. 익명으로 출품한 그의 그림이 뛰어나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니 그는 훌륭한 화가이기도 했다.
처칠을 보며 나는 그저께 만난 대학친구에게 한 가지 조언을 했다. 친구 딸이 입주 베이비 시터를 두는데 보통 입주조건이 시터가 저녁에도 아이를 데리고 잔다길래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부모와 자녀사이 접촉도 다 때가 있는데 6세까지 자녀와의 스킨쉽이 인성의 바탕에 중요하다 보기 때문이다.
야당 대표의 무죄가 선고되는 날 유명 연예인의 혼외 자녀건이 같이 터졌다. 뉴스로 뉴스를 덮는 식의 언론 플레이가 어디 한 두 번이었냐 마는 그 날도 역시나 같이 터졌다. 요즘같이 저출산이 심각한 때 이제 혼외자녀 왈가왈부할 시대는 아니라 본다. 게다가 태어날 아이가 친자가 맞다며 인정하고 아이 양육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니 된 거다. 그에 대해 아이가 있으니 결혼을 해야 도덕적 책임을 지는 거라고 말해선 안된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그들의 사생활에 대해 과도한 관심과 지나친 비난을 해서는 안 된다 본다. 이미 그들은 공인이라는 입장에서 자잘스런 일상의 규제를 받고 있으니 그로 족하다 본다. 게다가 관련 연예인인 정우성은 유엔 난민이나 여타 사회적으로 유익한 일도 충분히 하고 있다. 어떤 언론은 sns에서 그가 보낸 문자나 DM을 가지고도 떠드는데 웃프다.
나도 sns에서 친구인 정우성과 댓글을 주고 받은 적이 있다. 연예인이든 정치인이든 자신이 보고 느끼는 것에 대해 솔직한 의견과 감상을 피력하는 자유는 지극히 당연하다고 본다.
원래 뒤에서 나쁜 짓을 하는 부류들이 양면성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는 것이고, 자신에게 당당하고 상대에게 나쁜 의도가 없는 사람들은 말과 행동이 담백하다.
문을 열자마자 쏟아져나오는 똥차같은 이야기들로 정치판도 시끄럽다. 어차피 세상은 요지경이고 가짜가 판을 치며 돌고 돌아간다.
그러니 얼핏 보면 선과 악도 불분명하다. 세상이 선악을 기준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나는 그 어느 편에서 무엇이 100% 옳고 반대편이 그르다 라고도 보지 않는다.
개개인의 진실이 있고 선한 의지가 있을 뿐이니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들의 숨겨진 동기와 의도까지는 다 모르는 일들이 세상에는 더 많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모델과 대한민국 연예인중의 연예인이라는 탁월한 외모의 정우성의 아기니 정말 ‘우성’유전자의 조합으로 어떤 아기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이런 말을 한다해서 나를 외모지상주의자라 보면 곤란하다. 사실 나는 겉모습은 벗어버리고 말 옷과 같고 내면의 알맹이 본질을 각자의 진정한 모습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