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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송이 Mar 12. 2024

쪽팔림을 잘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왕이면 항상 동행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난 최근 무진장 쪽팔렸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마 두어 개 전의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란 인간의 밑천이 드러나

쪽팔림을 느낀 그 순간,

어쩌면 인간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을 것이다.


쪽팔림을 부인하던가

오롯이 쪽팔리던가.


아냐, 나에게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저 자는 나의 사정을 모르니까

나는 응당 그럴만했어

라고 쪽팔림을 부인할 수도 있고


아, 쪽팔리다

죽고 싶다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다

하루종일 울고 싶다

낯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라고 쪽팔림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도 있다


나는 전자를 택한다면

계속 쪽팔리게 살 것 같아서

후자를 택하긴 했는데

진짜 너~~~~~~무 너무,

하아 진짜 죽고 싶다


가장 괴로운 부분은

나란 인간의 쪽팔림을 깨닫지 못하고

나를 꽤나 좋은 인간이라고 착각하고 살아온

지난날들이다


교만 덩어리

돌아보니 그러했다

운이 좋았던 순간을

나의 실력으로 착각하고

내가 뭐라도 되는 양.


나는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지금 내가 내세울 것이 그 무엇이란 말인가


가진 것도 없을뿐더러

그나마 인성이라도 괜찮은 줄 알았는데

그마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나니까

진짜 고냥 딱, 죽고 싶다


근데 인생이란

어쩌면 성장이란

이 쪽팔림을 잘 소화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여기서 죽지 않고

사는 것을 택하는 것.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겸손한 낯으로 살아가는 것.


어쩌면 떳떳하다는 얼굴로 사는 것이

답이 아니었다

애초에 떳떳할 수 있는 인간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 쪽팔린 낯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오히려 이 쪽팔림을 평생 잊고 싶지 않다

나는 이제 다시는

떳떳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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