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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이어주는 골목 이야기
– 목요 윤독회

오늘의 윤슬

by sunny

책을 사랑하는 리보와 공간의 시작

윤슬, 가득한집을 지키는 리보는 책을 참 좋아합니다.

온라인으로도 함께 책 읽는 모임을 하기도 하고, 집에서도 읽던 안 읽던 꼭 옆에 책을 두고 있습니다.

어머님이 퇴근길에 사다 주신 책을 달달 외울 정도로 좋아하던 아이 리보는, 오십 대가 된 지금도 여전히 책을 사랑하는 어른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아내도 책을 좋아하지만 남편을 만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공간을 오픈하면 커피뿐 아니라 책모임이 생기기를 바랐습니다.

인위적인 만남을 싫어하기에 때를 기다렸습니다.

마음의 결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골목을 지나시던 60대의 신사분이 윤슬, 가득한 집에 오셨고 리보와의 대화 중 책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모임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이웃집 젊은이도 초청했습니다.

목요 윤독회
-책을 읽어오지 않아도 됩니다.
그 자리에서 함께 한 페이지씩 낭독하면서 책을 읽어갑니다.
함께 읽고 느낌과 인상 깊은 부분, 질문과 적용을 함께 나눕니다.

첫 만남과 첫 책 – 소년이 온다

20대와 50대, 60대가 만나 포문을 연 책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였습니다.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는 허나 읽는 동안은 정말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한 페이지씩 읽어나가며 때론 한숨을 쉬기도 하고, 읽고 나서는 마음을 다독일 시간이 필요했고,

나누면서 티슈가 필요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책을 읽다가 새로운 분들이 한 분 두 분 동참하시며 우리의 나눔은 깊어져만 갔습니다.

책거리도 하고 감사히 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두 번째 책 – 혼모노!

바로 이어가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함께 책을 읽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낍니다.

두 번째 책은 성해나 작가님의 혼모노! (모임에 함께하신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셨습니다.)

재미있다! 와... 이렇게?! 오오... 매주 단편을 읽고 나면 나오는 첫 문장입니다. 작가님이 던지는 질문을 서로 나누며 우리는 거울 치료도 합니다. 골목 입구에 수입상품 사장님도 함께하시는데 첫 모임 때 소녀같이 설렘으로 약간 떨리는 음성으로

책을 읽어나가셨습니다. 책에는 "첫사랑"이라 적으셨습니다. 서울에 있는 자녀분들이 엄마 멋져요! 어머님 멋져요! 말씀하셨다며 자랑도 하십니다.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우리가 만나 서로를 배려하면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모임이 마쳐도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굿바이 인사하는 골목에서 조차도...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시는 선생님들의 뒷모습을 보면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뒷정리를 하면서 책 내용을 복기합니다.

책이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가꾸어감이 참 고맙습니다.


책이 만든 작은 선물들

우리 공간에는 손님들이 책을 가져다 놓기도 하십니다.

어떤 책인지 설명까지 첨부하여 가져다주시는 섬세함에 감탄합니다.

오시는 분들이 책을 펼치기도 하십니다.


어떤 분은 판매하는 책을 구매하고 공간 책꽂이에 두고 가십니다.

다른 분들도 읽도록 배려해 주십니다. 오셔서 책과 커피를, 창가를 누리고 가십니다.

윤슬, 가득한집은 커피뿐 아니라 책으로 인해 만남과 이야기가 채워집니다.

다음엔 그렇게 만나게 된 분들의 이야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윤슬, 가득한집의 '오늘의 윤슬'은 매일 채워집니다.

형형색색의 구슬을 하나씩 꿰어가는 기분입니다.

이야기를 수집하는 기쁨을 맛보며 매주 금요일 기쁨으로 미소를 지으며 자판을 두드립니다.

토독토독..... 타닥타닥! 탁!


책으로 채워지는 오늘의 윤슬

오늘처럼 흐린 날, 주황빛 스탠드 아래서 책을 읽는 풍경은 더없이 멋집니다.

윤슬, 가득한집은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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