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윤슬
과정로 골목에 들어서면
아는 이웃 얼굴들을 만날 설렘 모드가 됩니다.
골목을 지키는 언니야들의 대화 소리가 들리면
“안녕하세요!”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 오는가?” “어서 오소~”
화답해 주시는 어르신들의 고운 미소를 보며
기분이 한결 좋아집니다.
옆집은 수석을 받치는 나무를 만드는 공간입니다.
80대 어르신의 얼굴은 해맑은 아이 같습니다.
어쩜 그리 밝은 미소를 가지셨을까, 놀라게 됩니다.
이웃집 미용실 사장님이 강아지를 데리고 나오면
이 친구는 우리 집 앞에서 꼬리를 흔들다
눈이 마주치면 왈왈! 짖습니다.
이미경 작가의 《마음을 두고 온 곳, 세계의 구멍가게 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그 책을 넘기다 보니
윤슬, 가득한집을 다녀가신 분들,
그리고 자주 오시는 분들의 얼굴이 하나둘 떠오릅니다
그리고 부산시 다락방공간 이야기의 제목이 떠오릅니다.
“마음이 편해져요.”
“오래 있고 싶은 곳이에요.”
“이런 골목에 이런 공간이 숨어 있었네요.”
“아기자기하고, 무엇보다 커피가 참 맛있어요.”
“우리 또래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눈치 안 보고 커피 마실 수 있는 곳이라 좋아요.”
“여기는 이야기를 자꾸 하게 되네요.”
그렇게 들려오는 말들이 고스란히 마음에 남습니다.
봄에 시작한 이 공간은
여름을 지나 이제 가을 한복판에 있습니다.
포근한 라테 한 잔을 마시며
책이 쭉쭉 읽히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의 그림과 사진,
그리고 마음에 이 공간이 따뜻하게 기록되길 바랍니다.
읽던 책을 다시 잡아듭니다.
아! 엊그제 저와 동갑인 손님이 리보에게 전해주고 간 초콜릿과자가 떠올라 사진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