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는 꽤 앞에 나가 있다고 믿었다.
공부도 곧잘 했고,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무난하게 좋은 곳을 나왔다.
하지만 그건 내가 진짜 가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뒤처지면 낙오된다는 부모의 가스라이팅에 쫓겨
그저 달리던 공부였다.
항상 불안했고, 우울했고
멈추는 순간, 나를 증명하지 못하는 순간
내가 나약함을 드러내는 순간
잡아먹히거나 죽는 줄 알았다.
큰 아픔과 수술 이후
꽤 오래 커리어가 끊기면서
사회적으로 바닥을 경험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다지 아프지 않았다.
떨어지면 죽는 줄 알았던 그 높이가
실제로는 20cm도 안 됐던 것이다.
침착맨이 말했다.
가능성이 보이면 그때 크게 해보라고.
토스 CEO도 지금의 토스가 있기까지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고 했다.
나도 내 바닥을 보고 나니
‘뭐, 여기서 더 망하면 어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실패에 내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처음부터 완벽하려 하지 않는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시도하고,
가능성이 보이면 그때 시간을 늘려본다.
무너지지 않을 만큼의 실패를 쌓으며
조금씩, 단단해진다.
과거에는 ‘성공’을 위해 그저 막연히 했다면,
이제는 행복과 흥미가 있는 일 위주로 해보고 싶다.
무엇을 내가 좋아할까.
무엇을 잘하고,
그나마 힘들더라도 계속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고
유튜브 속 수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찾아보았다.
누군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기까지
10년이 걸렸다고 했다.
누군가는 매번 실패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을 더 정확히 알아갔다고 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조금씩 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무엇을 할 때 마음이 움직이는지,
어떤 순간에 집중이 오래 가는지를.
그건 거창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그저 내가 살아있는 느낌을 복구하는 과정이었다.
이제는 큰 성공보다
지속 가능한 작은 시도를 더 믿는다.
작게 실패하고, 작게 배운다.
그러다 어느 날, 가능성이 보이면
그때 조금 더 크게 해보면 된다.
그게 지금의 내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