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불편해지는 순간

어떤 사람의 말을 듣고 있으면

내용보다 분위기가 먼저 남을 때가 있어요.

그 사람이 말하는 건 별게 아닌데,

괜히 마음 한켠이 불편해지는 순간이 있죠.

그럴 때 보면

말 속에는 자랑이 없는데도

자랑처럼 들리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은 대단한 이야기보다

지금 내 마음이 조금 쉬어지는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가 많아요.

요즘엔 특히 그렇죠.

다들 힘들고, 겨우 하루하루 버티니까요.

그래서 누군가가

“나 이렇게 했어, 이렇게 살고 있어”라고 말하면

그게 진심이든 아니든

듣는 입장에서는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요.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거지?”

아마도 그건

말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상태 때문일 거예요.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이 불안하면

듣는 사람은 그 불안을 함께 느끼게 돼요.

결국 말은 흘러가도

감정은 남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을 자주 해요.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떤 상태에서 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이 아무리 옳아도,

말하는 마음이 불안하면

그 옳음조차 피로하게 들릴 수 있잖아요.

결국 사람을 오래 보게 만드는 건

잘난 이야기가 아니라

편안한 리듬이에요.

그 리듬이 있을 때,

듣는 사람도 나도 조금은 숨을 고를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