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희! 누구실까요?
지난주 수요일, 수업 경감을 위해 진행되던 매주 수요일의 다섯 차례 강사 수업이 모두 끝났다. 매주 수요일마다 아이들을 만나며 즐거웠다. 실력이 고루 비슷하고 뒤처지는 아이가 없어 수업이 매우 수월했다. 집에서 걸어 40분 거리라 가고 오며 하루 일정량의 운동도 되고 날씨도 좋아 여러모로 딱 좋았다. 딱 이만큼만 일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들었다. 아이들이 수업에 열중하는 모습도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마지막 수요일, 몇몇의 아이들이 헤어짐이 아쉽다며 나의 퇴근 시간을 물었다. 수업이 끝나면 바로 간다고 답하자, 난처한 얼굴로 저희들끼리 수선을 피웠다. 다음 쉬는 시간에 몰려온 여자아이들이 급조한 편지나 쪽지들을 건넸다. 생각지 못한 다정함에 웃음이 퍼졌다.
제일 먼저 편지를 건넨 아이의 글을 읽어보다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편지글에 내 이름이 '고윤희'라고 적혀있었다. 이름을 밝힌 적이 없는데? 이건 뭐지? 싶어 아이에게 누가 이 이름을 말해주었느냐고 물으니 옆의 친구가 말해줬다고 한다. 옆의 아이에게 너는 어떻게 알게 되었니?라고 웃으며 물으니 쭈뼛하며 말하지 못한다. 답을 듣기 전 수업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편지를 쓴 아이는 내 질문의 의도도 알지 못한 채 손을 흔들며 복도로 내달리고 말았다.
그들의 등뒤로 웃음을 터트리며 손을 흔들었다.
나는 느닷없이, 세 글자가 완벽히 다른 고윤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