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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Aug 31. 2024

13. ‘사람이 싫어지는 사람들’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

‘왜 그럴 때 있잖아, 사람이 싫어질 때’

라는 제목을 보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클릭했다.

‘좋다’라는 감정과 동시에 ‘안타깝다’는 감정이 들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사람이 싫어지는 순간이 찾아왔었거나 혹은 현재 진행 중이라는 말일테니.


1년 전의 내가 그 당시 그렇게 사람을, 그리고 나 자신을 대했다면,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어떻게 대처를 하고 있는지 끄적여 본다.


지금의 나는 또 누군가에게 데었다. 상처받고, 배신감을 느꼈다. 사람이 더 싫어졌다.

생각해 보니 저 당시에도 사람이 좋아지진 않았던 것 같다. 단지 극단적으로 치우친 감정들이 잦아들었을 뿐. 여전히 사람이 싫었던 듯하다.

이후 나와 대화가 통하고 웃음 코드가 친구를 만나보기도, 내 이야기에 공감하고 함께 울고 웃어주는 인생의 멘토를 만나보기도 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내게 진심이 아니었을 리는 없다. 다만, 그 집단에서 그 역할을 맡았을 뿐. 역할에 너무 충실해서 나라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대했을 뿐. 그들이 원하는 목표에 달성하기 위해 날 이용했지만 그럼에도 그 마음들은 다 진심이었다고 믿는다. 마치 트루먼쇼의 주인공이 된 듯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진심은 왜곡해서 받아들이지 않으려 애써본다.


그와는 별개로 이젠 사람이 무서워졌다.


만일 사람이 싫어져서 그냥 세상과 단절하고 싶다면? 난 그때와 똑같이 말하고 싶다. 그냥 단절하라고.

당신이 어떤 모습을 하든 당신이라는 존재이기에 그 존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당신이 잠시 손을 놓아도 기다려줄 테니까.

노력하는 관계가 없을 수 없다. 하물며 우린 부모님께도,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노력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단지 내가 세상과 멀어진다 해서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기다려줄 것이고, 문을 두드려줄 것이고, 사랑해 줄 것이다.


내가 그 이상으로 노력하고, 애써 잘 보이려고 하는 관계는 언젠가는 사라질 관계이다.

당신이 세상과 단절할 때 그 사람을 놓칠까 봐 두려운 관계라면 그 관계는 언젠가는 끊어질 관계이다. 서서히 혹은 갑자기일 수도.


어쨌든 단절하고 싶은 순간에는 단절해라. 그러다가 누군가와 따뜻한 차 한잔 먹고 싶은 그런 날이 오면 조금씩 커튼을 걷고, 창문 먼저 열고 한 걸음씩 다시 세상으로 들어오면 된다.


당신 곁에 늘 남아 있을 사람은 당신이 세상과 멀어져도, 가까워져도 늘 당신을 사랑할 것이다. 왜? 당신이 무얼 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존재를 사랑하기 때문.


그렇다고 어차피 끊어질 거니까,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 하기 나름이지만, 처음부터 나라는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은 가족 이외에 많지는 않다. 아마 없을지도.


다른 인간관계의 경우 분명 처음에는 나를 사랑하고 좋아했던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시간과 비례하게 신뢰가 쌓이고 감정이 짙어지면 그 이유가 중요하지 않다. 존재가 이유니까.


그러니, 그렇게 되기까지는 분명 시간도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단절하고 싶을 때는 단절하고 다시금 노력하고 싶을 때는 노력해라.


무엇보다 가장 당신의 친한 친구는 네 자신이 되어야 하며, 네 자신을 사랑해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람이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부터 실천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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