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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사람이 있고 가족이 있다.
칸칸이 들어선 집들은 가족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다.
그 안엔 삶이 있다.
비슷한 집에 비슷한 사람들이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 이뤄지는 이야기는 가지각색이다.
슬픔도 있고 기쁨도 있고 절망도 있고 희망도 있고
사랑도 있고 미움도 있다.
삶의 모든 희로애락과 생로병사가 함께하는 공간!
그곳이 바로 집이다.
고향집을 지켜내던 부모님은 한 분 두 분 하늘로
가시고 덩그러니 남은 집은 주인을 잃었다가
새 주인을 맞이했다.
이제 고향집이 사라졌다.
부모님의 부재는 고향집의 존재를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이제는 추억만이 남겨져있다.
내가 지키고 있는 이 집엔 아내와 딸아이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 우리 부부만 남을
것이다.
시간은 그렇게 모든 걸 서서히 변하게 만든다.
이 집도 우리 부부와 같이 나이 들어갈 것이고
아이들에게 본가나 친정이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다.
그날까지 집은 우리가 안식할 공간이고
늘 돌아갈 공간이고 다시 아침을 맞을 공간이다.
오늘도 난 집에서 하루를 맞고 또 밤을 맞이할 것이다.
삶이 다하는 날까지 행복한 일상들로 가득 찬 집이기를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들이 가득한 집이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