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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왕자 Sep 04. 2024

인생의 서막(프롤로그)

인생 1막의 강제 셧다운, 제 2의 인생 강제 로딩...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 1막의 끝을 정년퇴임 혹은 명예퇴직 등 직장생활이 끝나는 시점이라고 말하곤 한다. 

물론 이러한 의견에 머리를 갸우뚱 거리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른다. 


애초부터 태초의 직업을 자영업을 시작했다든지 혹은 전문직, 예를 들어 의사라든지 변호사라든지 정년의 제한이 없는 사람들도 있을 수도 있고, 또한 워렌버핏처럼 자신의 일을 94세가 될 때까지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한다면 그들 역시 인생의 1막의 끝이 있다는 것을 쉽사리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영업이나 대규모의 사업을 하는 사람,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술(경영을 포함한), 지식 등을 체력적인 면이나 기타 다른 이유에서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 반드시 찾아오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과 같은 사람은 지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서 굳이 예를 들어가면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많은 지구상의 인구에 죽는 직전까지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따질 수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중요한 사항은 아니기에 이렇게 넘어가려고 한다.


아무튼 사람마다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다들 인생의 1막을 끝내는 시기를 대충은 짐작하고 있고 2막에 대한 걱정, 두려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걱정과 두려움을 양분으로 하여 자신의 2막을 나름대로 차근차근 준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난 강제적으로 1막을 끝냈고, 강제적으로 2막을 시작 당하였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누군가에 의해서 1막을 종료하였고,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누군가에 의해서 2막을 시작하여 진행되어 버린 것이다.


1막의 종료는 너무나 스펙터클하고 충격적이었기에 아직은 내 기억에서 끄집어 내어 글을 승화시킬 수는 없다. 시간이라 추상적이지만, 확실한 치료제가 필요할 것이고, 이 치료제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요구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모든 것을 강제적(?)으로 1막을 종료당한 후 시작된 인생의 2막이 바로 바로 부모님의 간병이었다.




난 미니멀 라이프를 대단히 좋아하고 추구하는 편이다.

심지어 이 브런치에서 작가심사에서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내 생각을 써냈을 정도면 어느 정도일지는 과히 상상히 될 것이다.


그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난 누군가처럼 있던 것을 버리고 매스컴 등에 나오는 미니멀 라이프를 따라하기 위해서 또 새로운 것을 사는 사람은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쓰고 점차적으로 물건을 줄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생각이라는 가진 사람이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 내 글을 읽어보면 좋겠다.) 그래서 결국은 무(無)에 가깝게 물건을 만드는 것이 나의 바램이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물질에서의 자유, 그리고 그런 물질직인 자유를 통해 얻어지는 정신적인 여유공간, 즉 오롯이 나를 위한, 나만을 생각하는 정신적 여유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을 얻으며, 그 어떤 갈등에도 포함되지 않는 유유자적한 삶을 사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난 어렸을 때부터 인생의 1막이 끝나면 반드시 유유자적하게 살 거라는 나름대로의 결심이 있었고, 1막의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 노후까지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아주 작지만 끊김없는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선택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바라던 이상이 한 순간에 날아가버리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바로 이어 드는 생각이...


'역시 인생은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구나. 휴...' 였다.


전설의 복서 타이슨이 대전을 앞두고 상대방이 한 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서 했던 이야기가 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해서 다들 한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누구나 계획은 있다. 쳐 맞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렇다.

역시 인생은 딱 그 시기가 되어서 살아봐야 되는 것이고,

계획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계획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계획의 완벽성이 높을수록 뒤따라오는 실망감은 더 커질 뿐이다.



그렇게 난...

어머니의 간병인이 되어버린 것으로 인생의 2막을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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