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린왕자 Sep 19. 2024

변화

현재의 변화된 모습과 변화하고 싶은 모습


병원생활을 하면서 내 스스로 내가 많이 바뀐 것이 인지될 정도로 난 변화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변화가 긍정적인 방향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가장 뚜렷한 변화는 저녁시간의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었다.

술과 튀김의 향연.

물론 어머니를 간병 중에 있어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매일같이 먹고 있는 것이 문제였고, 

또한 그 양도 적은 편이 아니었다.

남는 음식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음식과 술을 전부 먹고 있었기에 술과 음식을 합하면 꽤 많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것은 다음날 날 더 지치게 만든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었다.


두번재 변화는 내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어느 순간부터 부정적인 이야기만 나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같은 현상에 대해서 비판적인 소리가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었다.


"아... 밖에서는 또 시끄럽게 하는구만. 여기서는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없네. 정말 미친놈년들만 있나?"

"아. 이거 더럽게 맛이 없네. 이딴 걸 음식이라고 내놓나?"

"티비에 나오는 저 자식은 생각이라는 것이 없나?"

내 입에서는 이런 말들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물론 내 성격 자체가 그리 온화하거나 남들이 편하게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리고 이번에 굉장히 강하게 느끼고 있지만, 이러한 성격은 어머니를 그대로 빼닮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여기 오기 전까지는 그래도 그러한 말을 쓰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나오지는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는 이제 내 입에서 긍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변화시키는데 큰 문제점이 있었다..

그건 다름아닌 내가 굳이 이런 걸 바꿔야 하냐는 부분이었다.

다시 말해 변화의 필요성을 난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왜?'


이제는 주변의 어떠한 눈도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데, 이런 걸 굳이 바꾸어야 하냐는 것에 대해서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이러한 모습들이 결국 내 몸과 마음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지만, 그걸 바꿀만큼의 결정적인 요소가 나에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굳이 말을 이쁘게 쓰면 뭐하나?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뭐하나?"

"오래 살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유일한 저녁 시간, 아주 조금 허락된 휴식을 포기할 필요가 있을까?"


이것에 대한 대답은 아직도 못하고 있다.



그런데...

내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은,

내가 이런 것들을 고치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못할 만큼 망가진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인지하고 있지만, 그것이 정말 잘못된 것인지 느끼지 못하고 크게 바꾸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것. 

지금 내 머리는 그런 것들을 혼동할만큼 망가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이것과는 별개로 내 성격에도 바꾸고 싶은 것이 있었다.

이건 어머니를 보면서 난 꼭 바꿔야겠다고 생각이 든 것인데, 

내 말에 대해서 반드시 설득하려고 하고 그것이 안되면 매우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포용력과 여유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독선과 고집, 아집만이 나에게 점점 더 남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이것도 정말 바꾸고 싶은 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정말 친한 친구의 그리 현명하지 못한 선택에 난 화를 낸 적이 있다.

물론 듣고 바로 화를 낸 것이 아니라,

나와 상의를 하면서 내가 답을 말해줬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고 더 힘들게 가는 선택을 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친구 인생에 대해서도 어떻게 해라 등 많은 직언을 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진정한 친구라면 그 친구가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하더라도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난 내 말대로 하지 않는 것, 또는 내 말을 어렵게 이해하려는 친구를 너무 답답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내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너무 똑똑했기에...

내가 너무 맞는 것이었다.

 

제길... 그렇게 똑똑한 놈이 이렇게 밖에 살지 못하냐는 지적을 받으면 할 말도 없으면서 말이다.


결국 별 것도 없는 놈이 남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고 있는 모양새인 것이다.

웃기지도 않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내가 변화하고 싶은 이유를 글을 쓰면서 생각해봤다.


첫 번재는 솔직히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 뇌가 그게 잘못된 것인지 공감하지 못할만큼 고장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변화해봐야겠고,


두 번째는 어머니와 닮은 삶을 살고 싶지 않다.




가장 먼 곳의 삶의 목표는 

유유자적하게 사는 것이다.


첫날에도 말했듯이 

여유있고, 편안하게...

책을 읽으며, 글을 쓰고, 지인들의 방문에 즐거워하고,

욕심이 크지 않게 가지며, 여유있게 사는 것이다.


그럼 두번째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현실에서 어떻게 살아야 즐거워질 것인가에 대해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뇌가 망가진 상태이니, 

억지로 60일만 시행해볼 생각이다.

그래도 내가 굳이 이걸 왜 해야 하냐는 의문이 들면 그때는 내 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과감히 포기할 것이다. 




'만일 나에게 단 한번의 아침이 남아있다면'이라는 책과 '오십, 나는 제미있게 살기로 했다.'을 최근에 보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조금 있었다.


그 책들이 나의 감정을 흔든 대목이 바로 현재에 즐겁고 행복한 삶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나만의 행복한 삶."

바로 그것이었다.



이 브런치 북은 60일간 기록할 것이다.

내가 내 스스로 하길 바라는 것을 정하고 딱 60일만 지켜보려고 한다.


물론 도중에 포기할 수도 있고,

다하고 나서 변화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다시 이 생활로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내 상태가 그런 삶이 잘못된 것인데, 그것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 계기로 많은 것들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될 것이고,

60일간 기록이 될 것이다.




아참...

이 이야기들은 내 이야기가 아니다.

나와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다.

그렇게 믿어줬으면 좋겠다.

이전 02화 삶의 방향? NO, 지금 살아남는 방법? YE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