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존재가 온다는 것은 그를 이루는 온 세계가 함께 밀려드는 일이다.
쌓여온 시간과 버릇, 말하지 않은 상처와 잊힌 기억들, 품고 있는 모든 것들, 그 사람의 계절이 통째로 들어온다.
사람들은 그 안에서 빛나는 조각만을 고르고 싶어진다.
편안한 면만 받아들이고 불편한 그림자들은 외면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를 이루는 모든 것, 때로는 낯설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까지도 하나의 전체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만약 그 세계를 나누려 하거나, 받아들일 것과 피할 것을 가르려 든다면 그 마음은 이미 닿지 못한다.
어떤 이에게 마음이 끌린다는 건, 좋고 싫음을 넘어서 선택할 수 없는 전부를 품는 일이다.
그저 그런 감정이 아닌, 한 세계를 수용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