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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힌 마음

by 아이언캐슬

기억나
작고 하얀 손수건 하나
네가 건네주던 날의
조금 부은 눈가와
살짝 떨리던 네 손끝이


나는 그 천을
한참 동안 펴지도 못한 채
손안에 꼭 쥐고 있었지
그 안엔
네가 말하지 못한 마음이
조용히 스며들어 있었으니까


손수건 한 귀퉁이엔
네 향기가 남아 있었고
접힌 자국 사이로 너의 손길이
그 따뜻하고 조심스러웠던 마음이
내게 닿았다


나는 가끔 그 천을 꺼내어
빛 아래서 펼쳐보곤 한다
그럴 때면
잊고 있던 감정들이 조용히 내 안으로 번져와
그날의 네 웃음, 말투, 눈빛까지
하나씩 되살아난다

작은 손수건 하나가
너와 나를 잇는 실처럼
내 손끝에 머물고 있고
그 얇은 천 위에 남겨진
너의 마음은 아직도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다


나는 오늘도 그 손수건을 다시 접는다
잊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네가 남긴 다정함이
내 안에서 아직 살아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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