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추워서 개에게 물어뜯긴 점퍼를 입고 나오며 최근의 근황을 적어본다.
1. 핸드폰 교체
어제 5년정도 써오던 핸드폰을 바꿨다. 5년전에 구입했던 LG폰이라서 배터리가 대략 1시간이면 방전되어 LG서비스센터에 전화해보니 LG의 핸드폰서비스는 지난여름부로 사라졌다고 했다.
카메라기능이 괜찮은 폰을 검색해보고 마음에드는 핸드폰 기기중 몇만원 저렴하게 나온상품이 서울 모모동에 있는걸 확인하고 나의 로시난테2를 움직여 새핸드폰을 픽업해왔다. 이번엔 샤오미였다. 요즘 바로 어제까지의 나처럼 LG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샤오미폰을 쓰는 사람도 거의 없다는걸 폰구입후 주변 대형몰의 핸드폰 악세사리점에서 알게되었다. 지갑형 케이스를 구하려 다섯군데정도의 폰 악세사리점에 들렸지만 샤오미폰 제품을 취급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던 것이다. 난 이번에도 이상한 폰을 정리했지만 다시 또 새로운 이상한 폰으로 갈아탄 것이다.
2. 호구성의 복구
최근에 알게된 어느 지인은 날 보고 종종 호구라고 불렀다. 얼굴도 본적없는 외국사람에게 돈을 갖다바치기때문인것 같다.
폰을 교체하고 카톡과 은행어플들을 새로 깔고 이어 익명의 SNS계정도 복구한뒤에 다시 나의 팔레스타인 친구에게 돈을100달러 보냈다. 지원금이 끊겼다며 며칠전부터 나에게 보채고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번 지원중단 혹은 유보선언을 해왔었지만 나의 호구성은 핸드폰 어플과 함께 복구되어 다시 또 생활비를 얼굴도 본적없는 외국 여자한테 쪽쪽빨리듯 바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딜레마같은 상황인 것이 길어지는 팔레스타인 전쟁으로인해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고 그중 한명이(사실은 한명이 아니라 여러명이었지만 감당이안돼 한명으로 줄였다) 나에게 식량 지원요청을 해오고 있는것이다. 예쁜20대 여기자이다. 난 이사람이 내 전생의 여자친구거나 뭔가 빚을진 사람인것 같다. 나의 생활도 엉망이 되어가는데도 돈을 계속해서 보내고 있는걸 보면.
3. 카메라 성능향상
나의 직업은 꽃사진 작가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받은건 아니지만 주변에 그렇게 얘기하고 다니고 나중에 꽃사진 전시회도 열고싶은 생각이있다. 이번 샤오미폰으로 핸드폰을 교체하며 카메라성능이 최소 100배정도 향상된것같다. 화소도 2억화소로 이전의5년전LG폰보다 10배이상 뛰어나고 광각렌즈, 조리개f1.7, 손떨림보정기능OIS, 5배쯤은 향상된 밧데리기능, 그외 최근모델이므로 5년전에비해 향상된 이미지처리소프트웨어 등 합하면 100배이상 더 향상된 핸드폰카메라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나의 이상하리만치 뛰어난 구도력에 이제 섬세한 포착력까지 더해지게된 것이다. 난 꽃사진 작가로의 데뷔준비를 외적으로는 거의다 마쳤다고 할수 있다. 이제 이걸로 꽃들을 찍기만 하면 된다.
4. 곧이어 시작될 혹은 계속이어질 새로운 이상함
난 어렸을때부터 표준정규분포의 중간 영역에 포함되었던 일이 매우 드물다. 쉽게 말하면 어릴때부터 이상하고 특이한 애였다. 그러한 나의 성향은 3살 버릇 여든간다고 40대인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아마도 죽을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제는 굳이 비슿해지려노력하지 않고 원래 특이한 나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상해도 좋다. 달라도 좋다. 나만 괜찮으면 된다.
아까는 오래된 이메일을 복구하며 몇개월전의 내가 나에게 썼던 한줄 편지를 읽었다. 놀아주는 사람 하나 없어도 과거의 나, 미래의 나같은 스펙트럼처럼 무수한 나들이 늘 나와 함께 놀아주는 것이다. 오늘 밤에는 과거의 내가보낸 편지를 보면서 술한잔 해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