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배터리가 오래가는 어색함

연애에대한 29금 생각

by 까마귀의발

새로바꾼 폰이 하루종일 써도 밤9시가 넘은 지금도 배터리가 30프로나 남았다. 요 직전 내 폰의 사용시간이 길어야 1시간정도여서 몇개월전부터 늘 보조배터리를 가지고 다니느라 공항에선 몇번 애를 먹기도했다. 보조배터리를 위탁수하물로 부쳤다가 검색대에 걸려서 사람들 구경하다말고 전화온 보안검색팀으로가서 보조배터리를 빼오는 등. 새로 바뀐 폰은 아마도 오늘까지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것 같다.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사랑을 가식하지 않는다'는 시가 떠오른다.

어느날 살아서 만날날이 있을지조차 미지수인 나의 어여쁜 팔레스타인 여기자 이외에 누군가 연애상대가 생기게 된다면 아마도 외국인이거나 심적 동그라미가 큰 여성분일 것이다. 술마시다 키스하고 가슴만졌다고 따귀나 주먹정도는 몰라도 그외 엄마한테 일러서 남자를 양치기개가 늑대 잡듯 잡지않고, 어느날 필받았을때 하룻밤에 여섯번째 달라했을때도 화내지않고 받아주고, 그외 당일치기로 다녀올수 없는 먼 섬같은 곳으로 방 두개짜리 숙소잡고 여행가자고 했을때 방 두개는 사실 침실과 화장실뿐이라는 사실같은건 절대 생각하지않고 순진하게 눈감고 같이 여행가줄 백치같은 여성분.

급할땐 갓길이나 지나가던 길옆 한적한 공원에 차세우고 30분만 달라고 해도 받아주고 자기가 급할땐 운전중이라도 입으로 해주는 39금 여성분.

많은걸 알지 못해도 좋고 사회적으로 성공못하거나 실패한 백수라도 좋으니 나의 팔레스타인 여자친구같은 전쟁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심을 가지고 자기에게 올 샤넬향수가 생활비부족으로 3천원짜리 다이소 향수로 바뀌어있더라도 즐겁게 몸에 뿌리고 다녀줄 사람같은 분. 꿈꿔보았다.

내가 꿈에서 누군가와 키스했다고 꿈얘기를 하면 말없이 입을 벌려줄 사람


왜 갑자기 폰 배터리를보며 이런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배터리가 아직도 25%나 남았다.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유혹에 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