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번째 19금 소설이다.
제목 : 보라빛 눈송이 by 까마귀의발
-"인간은 우주에서 가장 연약한 갈대같은 존재이다. 그러나 그 갈대는 생각하는 갈대다."- 파스칼, <팡세>중
"기억해줘. 너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난 너를 사랑해. 떨어져있더라도 난 너를 느낄수 있어. 난 너의 일부분일 뿐이니까."
크지도 작지도 않은 차분한 눈에서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머리를 두손으로 잡고 입술사이로 혀를 넣으며 진하게 키스를 했다. 순간 엄청난 폭발음과 섬광이 느껴지며 그녀와 그녀를 껴안은 몸이 증발하기 시작했다. 그녀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고 곧이어 모든 것이 빛으로 사라졌다.
아악~! 식은땀을 흘리며 강우는 잠에서 깨어났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악몽을 꾼 것이다. 벌써 두번째 같은 꿈이었다. 30년간 안꿔지던 꿈을 요새들어 2주 사이에 두번이나 꾼 이유가 무엇인지 강우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마치 실제로 일어났던 일인 것처럼 아주 생생하게-
한국 지방의 허름한 빌라 1층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바게뜨에 딸기쨈과 버터를 발라 식사를 한뒤 커피를 마셨다. 지난달에 폭우 내리는데 과속으로 달리다 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 박고 심하게 찌그러져 폐차시키고 새로 차를 구했다. 돈이 필요했던 강우는 서울에 있던 아파트를 팔고 좀더 값이 싼 지방 빌라로 이사했다. 여행을 매주 가지 못하면 어딘가 갇힌 기분이 들어서 강우에겐 차가 꼭 필요했던 것이다. 반사회적이고 비친화적 성격때문에 취직 면접에서 계속 떨어졌고 연애, 결혼, 취직을 포기한 3포세대 사람으로서 입시학원 시간강사를 하며 겨우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연애까지 포기한건 여자는 얼핏 보기엔 귀엽지만 자세히보면 어딘가 징그럽고 피곤한 존재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19금 야동을 보면 달팽이 두 마리가 끈적끈적한 짝짓기를 하는 것처럼 징그러웠고 강우는 결혼이나 섹스 같은건 절대 안하겠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다.
강우의 비사회성은 군대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처음 자대는 포병 사격지휘병FDC로 분류됐지만 선임과 상관이 강우에게 훈련을 시키려할 때 문제가 발생했다.
”저보고 150mm 자주포 사격지휘를 하라구요? 전 싫어요. 그건 살상반경과 오차가 커서 무고한 사람이 다칠수 있어요. 난 그런 폭력적이고 무책임한 일은 절대 할 수 없어요. 안할래요“
”하...여기 또라이가 하나왔네. 군대가 너가 하고싶으면 하고 하기싫으면 안하는데 인줄 알아? 말 안들으면 영창갈줄 알아. 이따가 대대장실로와“
얼마뒤 강우는 본부대로 전출되어 관심병사로 분류되었고 군생활내내 부대내 청소나 잡일을 하는 문제아 왕따병사로 지내다 전역을 했다. 20대초부터 벌써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비사회적 성향이 두드러진 것이다.
강우는 2주전 늘 그렇듯 혼자 강릉 동해바다로 여행갔을때 해변가 전망대에서 마주친 자기와 비슷한 30대정도로 보이는 여성이 불현듯 떠올랐다. 오랜만에 바닷가로 여행와서 아무도 없는 전망대에서 시원한 파도와 수평선을 보고있는데 그녀가 마침 택시에서 내려 전망대로 올라왔었다. 낯선 사람이었지만 이상하게 처음보는 순간부터 어디선가 본적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말없이 바다의 수평선을 보는 그녀를 보고 처음엔 모른척하다가 그녀가 어딘가 심각한걸 느꼈다.
'혹시... 저 여자 바다로 뛰어들려는건 아니겠지?' 한번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바다가 참 시원하죠?"
말없이 수평선을 보던 그녀가 강우의 인사에 고개를 돌려 강우를 바라보았고 그 크지도 작지도 않은 차분한 그녀의 눈빛과 마주치며 강우는 깜짝 놀랐다.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눈인 것 같다. 어디서였을까...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
강우를 잠시 응시하던 그녀는 아무 대꾸도 없이 다시 고개를 돌려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인사도 안받아주는 그녀가 멋쩍었지만 혹시나 바다에 뛰어들려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과 이상한 낯익음에 의아해하며 조금 거리를 두고 먼저 하던대로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았다.
한 시간 가량 그렇게 난간에 기대어 바다를 보는데 둘다 갈 생각이 없는 듯 보였고 저녁이라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저녁이 다가오자 강우는 왠지 혼자 가면 안될 것 같아서 다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오늘 밤에 여기 비 올 예정이에요. 비 오고 바람불면 동해는 파도가 세서 여기까지 파도가 넘칠 수 있어요. 곧 이동하셔야 해요. 괜찮으시면 저하고 밥한끼해요."
그녀는 조금 멋쩍어하며 용기내어 말하는 강우를 몇 초간 말없이 응시하더니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네 그러죠"
인근 호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그녀의 이름은 연지이고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실연을 하여 바다에 뛰어들고 싶어 서울에서 택시타고 동해안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술에 취하고 실연의 슬픔에 빠져 호텔바의 탁자위에 잠든 연지를 업어 호텔방 침대에 눕혔다. 조금 마른 예쁘장한 잠든 얼굴이 안쓰럽고 귀엽게 느껴졌다. 구두를 벗기고 이불을 덮어준 뒤 쪽지를 남기고 밖에서 문이 잘 닫힌걸 확인한 뒤 호텔을 나왔다.
쪽지엔 이렇게 쓰여있었다.
"세상의 반은 남자! 괜찮은 남자도 많고 님은 충분히 젊고 예쁘니 자살같은거 생각하지 말고 조금만 참고 즐겁게 지내며 기다려보세요. 님정도면 얼마안가 남자들이 줄을 설거에요. 그리고 혹여나 남친 생기기 전에 너무 힘들고 외로우면 연락하세요. 부담없이 밥이나 술 사드릴께요. 010-****-****이강우 "
그 뒤로 2주동안 그녀에겐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쪽지를 버렸나보다 생각했다.
그 무렵부터 이 이상한 꿈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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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가. 좀 있으면 그들이 도착해."
"응 갈께".
"잘가. 지구인으로 남자도 만나고 애도 낳고 행복하게 살아. 난 잠시뒤 먼저 간다"
"물론이야. 난 일처다부제 할거야. 지구남자들 여러명하고 사귈거야"
"풋. 그래라. 아무튼 카스토르, 너와 함께해서 그동안 즐거웠다. 넌 우리 1억명 몰랑족의 희망이야. 지구에서 잘 살아남아"
폴룩스와 카스토르는 폴라리스별의 뮤온행성에서 온 몰랑족 선발대원들이다. 뮤온행성과 주변 은하계를 정복하려는 마캉족 전사들이 태양계의 지구를 점령하러 간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들보다 한달 앞서 지구에 웜홀 광전송기술을 이용하여 먼저 도착했다. 몰랑족은 너무나도 강력한 마캉족에게 전투에서 거의 지고 있어서 마지막 피난처로 지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정보를 입수한 마캉족이 선발대를 보내 지구도 침공하려한 것이다. 마캉족은 알려진 은하계 최강의 전투종족으로 키는 3미터가 넘고 강력한 힘에 문명도 발전하여 몰랑족으로선 당해낼 수가 없었다. 몰랑족은 조만간 터전을 잃고 지구로 향하는 피난선에 오르거나 마캉족의 노예가되거나 아니면 학살당할 처지였다. 하지만 마지막 보루인 지구까지 그들에게 빼앗길수는 없었다. 항성간 생체 광전송기술은 한번 사용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해서 마캉족을 피해 남은 펄사에너지를 거의 모두 끌어모아 간신히 두명의 선발대를 지구로 보내 마캉족이 올 때 그들을 폭파시키기로 하였고 그렇게 선발된 두명의 인원이 바로 폴룩스와 카스토르였던 것이다.
...
”마캉족 도착이 일주일 앞당겨졌다는 정보가 그저께 들어왔어. 그럼 그 날짜가 바로 오늘이고 그들을 상대할만한 무기는 러시아쪽 브로커통해 내일 들어올 예정이었어. 지금 내가 모아둔 것만으로는 그들을 상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마지막 방법을 쓰기로 했어. 이런 비상상황을 대비해 내 몸안에 이식돼 있는 생체핵폭탄을 터트리기로 했어.“
”...정말 이방법밖에 없는거야? 지구인들한테 말해서 핵무기 하나 사용하라고 하면 되잖아.“
”안돼. 왜냐면 인간들은 의심도 많고 정치적으로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우리말을 믿지도 않을뿐더러 설령 믿는다해도 핵사용 승인을 얻기까지 한달은 걸릴거야. 지구인들이 핵무기를 사용하려면 복잡한 절차와 시간이 필요해서 며칠안에 그들을 설득할수 있는 방법은 없어. 잘 설득해봤자 군대가 배치되는 정도겠지만 핵무기를 제외한 인간들의 병력과 화기로는 마캉족의 방어막을 뚫지도 못하고 1분안에 전멸당할거야. 처음 도착하는 순간 핵을 터트리는 수밖에 없고 지금 우리가 사용가능한 유일한 핵무기가 나야“
"방금 나 몸안에있는 생체핵폭탄 켰어. 폭탄이 터지는 동안 멀리 날아가지않고 여기서 터지도록 스타게이트 전송실앞에 쇠사슬로 결박했고. 난 여기서 못움직이고 1시간쯤뒤 그들이 도착하는 순간 버튼누르고 터질거야. 이제 진짜로 떠나. 반경 최소 5킬로까지 아무것도 안남을테니까 그 이상 밖으로 떠나. 그동안 즐거웠고 함께해 행복했어. 안녕. 이제 출발해"
"다 묶은거야? 이제 아무것도 못하네. 1억대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천하의 전사 폴룩스가 이렇게 쇠사슬에 묶여있는걸 다 보게되네. 참 재밌다. 그치?"
"이건 어느정도 예정된 일이었어. 애초에 우리가 지구로 선발대로 먼저 보내진것도 마캉족 선발대 전사들 폭파시키려는 거잖아. 외부행성에서 짧은시간안에 순조롭게 작전이 진행되기를 기대하긴 무리지. 난 이미 예지몽에서 대충 보았어.. 그네들 호전적 특성상 최고사령관이 선발대로 직접 올거기 때문에 선발대 100명정도만 내가 핵으로 죽이면 그 이후에 오는 나머지 병력들은 너 혼자서도 다 이길수 있을거야"
"그래 나도알아. 하지만 너도 죽게되었네"
"....더 말할시간없으니 빨리 떠나. 벌써 5분 지났어."
카스토르는 잠시후 말없이 웃옷 단추를 풀렀다. 지구인과 유전적으로 99%동일한 몰랑족 그녀의 작은 가슴을 가린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너 지금 뭐하는거야?"
"난 안가. 우린 1억명중 선발된 2명의 한팀이잖아. 유일한 팀원을 버리고갈순 없지"
"뭐라고? 너 미쳤어?? 여기있으면 같이 죽게돼. 이건 우리가 얘기한 것하고 다르잖아!! 장난 그만하고 빨리 출발해!!"
"아니...나 장난아니야.. 너랑 마지막 사랑하고 싶어"
그녀는 이어서 마지막 남은 속옷을 벗고 사슬로 묶인 폴룩스의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아악 안돼 안돼 이러지마 빨리 떠나."
그러나 폴룩스는 온몸이 이미 묶여있었고 그녀는 폴룩스의 입을 맞추고 옷까지 벗긴뒤 아래쪽으로 머리를 옮겨 폴룩스의 온몸을 입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아아...
폴룩스는 신음하며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형언할수 없는 쾌감과 고통이 느껴졌다.
그녀는 곧 폴룩스의 발기된 성기위로 올라탄뒤 격렬히 앞뒤로 골반을 움직였다. 탁 탁 탁 탁 탁 아아 아아
아아.. 어쩔수 없었다. 그녀는 폴룩스와 계획했던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돌발행동을 하는 것이다. 예상치못한 일이었다.
그의 입술도 어느덧 그녀의 입술과 가슴을 세차게 빨고있었다.
"아아 이러면안돼...넌 살아야해.." 폴룩스는 간신히 이성을 차리고 몰랑족의 공격기술이자 자신의 주특기인 '더 보이스'(목소리로 상대방에게 명령을 이행하도록 하는 몰랑족 특유의 기술)를 시도했다.
자기위에 올라타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보이스를 사용했다. "섹스 그만하고 지금 당장 여길 떠나"
그녀가 잠시 멈칫하더니 몇초간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나 그녀에겐 왠일인지 보이스가 통하지 않았다. 폴룩스의 눈을 바라보며 카스토르가 말했다.
"너 지금 나한테 더 보이스 쓴거냐? 이게 확 그냥! 나한테는 그런거 안통해" 딱. 그녀는 폴룩스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한대 찰싹 때렸다.
아아 이럴수가! 정말 의외였다. 몰랑족 최고의 더보이스 기술을 가진 폴룩스의 명령도 그녀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폴룩스 몸위에 올라타고 격렬한 몸짓을 이어갔다. '아앗...이럴수가...내 기술이 왜 이 애한테는 안먹히는거지?"
의아해 하는것도 잠시 이번엔 카스토르가 일어나 앉는 위치를 바꿔서 폴룩스의 얼굴위로 앉았다. ”감히 나한테 보이스를 쓰다니 너도 한번 당해봐“
폴룩스의 입술과 혀에 그녀의 뜨겁게 부풀어오른 음부와 클리토리스가 닿으며 격렬히 움직였다. 아아 아아 아아 그녀의 고통과 쾌감이 뒤섞인 격렬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생리중인 그녀 때문에 폴룩스의 얼굴은 그녀의 피와 질액으로 범벅되며 목구멍으로 흘러드는 그녀의 피와 체액을 몇모금 삼켜야했다. 꿀걱 우욱- 그러나 격렬한 쾌감과 고통 솎에 폴룩스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이 뜨거운 황홀감에 취해가는 것 같았다. 얼핏 은색 스타게이트 문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이 사냥감을 잡아먹고 온통 피범벅이 된 사자의 얼굴같다는 생각이 들며 우스웠지만 생각을 지속할 틈도 없이 곧
다시 40분 가량의 격렬한 섹스가 이어졌다. 카스토르와 폴룩수는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쾌감을 동시에 느꼈다. 뜨겁게 타오르는 심지가 두 개인 촛불, 서로의 중심을 도는 두 개의 별처럼 하나가 되었다. 사랑은 고통이었나봐..폴룩스가 눈빛으로 말했다. 그래 난 너에게 마지막으로 심한 고통을 줄거야. 카스토르가 쾌감과 고통에 반쯤 뒤집어진 눈빛으로 대답했다.
타액이 온몸에 뒤섞이고 오르가즘 끝에 폴룩스는 카스토르의 몸안에 사정을했다.
"사랑해. 널 영원히 사랑해. 난 이미 너의 일부야. 어디에있건 널 생각하고 널 느낄거야"
"나도"
"그래 우리 다음생에 또 만나. 넌 이제 죽었어“
"사랑해"
폴룩스와 카스토르의 격렬한 몸짓이 멈추고 폭풍뒤 고요함속에 피와 땀과 체액으로 범벅된채 둘은 나지막히 속삭이며 서로를 안고있었다. 잠시뒤 3m30센치정도의 키를가진 마캉족 최정예선발대 100여명의 부대가 게이트가 열리며 나타났고 얼굴이 피범벅이된 몰랑족 남자가 바닥에 묶여있고 그위에 알몸의 여자가 올라타 껴안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동시에 남자가 자신들에게 손을 흔들며 다른손으로 잡고있는 스위치 버튼을 누르는게 보였다. 그 순간 강한섬광이 보이며 카스토르와 폴룩스, 그리고 100여명의 모캉족 전사들은 모두 증발되어 형체도 없이 빛속으로 사라졌다. 꼭 껴안은 두 사람의 형체도 함께 빛속으로 사라졌다.
핵폭발로 생긴 버섯구름에서 만들어진 보라빛 눈송이들이 곧이어 소리없이 하늘을 뒤덮었고 반경 5킬로정도의 거대한 분화구가 남았다.
스타게이트가 열리고 얼굴이 피범벅이된 남자가 바닥에 묶여있고 그위에 알몸의 여자가 올라타있는 모습, 강한섬광이 일어나는 장면은 마캉족 전사들의 헬멧에 장착된 장치를 통해 뮤온행성을 비롯한 그들이 정복한 은하계의 모든 행성들에 생방송되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주의 여러 행성에서 메인기사로 나왔다. ‘우주 최정예부대 마캉족전사들 104여명, 알몸의 몰랑인 두명한테 몰살당하다’
<뮤온행성에서 발행된 신문기사의 1면의 사진-첨부>
카스토르와 폴룩스와 100여명 전사들의 마지막 순간은 그 이후로 우주 곳곳에서 화가들에게 그려지고 화제거리가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말이 생겼다.
‘인간은 비록 나약한 존재지만, 인간 남녀가 만나면 여자는 남자 얼굴에 피를 묻히고 남자는 모든걸 폭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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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이 지나 카스토르와 폴룩스는 한국의 어느 작은 도시에서 바로 이웃으로 태어났다. 어릴때부터 친구로 지내다가 대학 같은과에서 만나 졸업과 동시에 결혼했고 아이는 없었다. 둘이서 지지고 볶고 싸우고 연애하고 부부이자 연인이자 친구로서 행복하게 살다가 65세 되는날 같은날 생을 마감했고 그 이후로 크리스마스날 밤하늘엔 이 둘이 손잡고 있는 형상의 별자리가 생겼는데 별자리 이름은 쌍둥이 자리였다. 알파별과 베타별의 이름은 카스토르와 폴룩스 였다.
죽기전 폴룩스가 카스토르에게 말했다.
"우린 이제 완전한 지구인이 되었고 다시 태어날 때 인터바디 충격으로 망각이 일어나 지능과 보이스능력이 사라질거야. 다음생부턴 우리의 고향 행성을 기억못할 가능성이 커. 하지만 우린 그때 너가 날 안떠나는 바람에 함께 폭발했고 그날 너와 난 모든게 섞였고 하나가 되었어. 난 너의 일부고 넌 나의 일부야, 난 느낄수 있어. 너도 날 느낄수 있을거야. 우리가 아이가 없었던것도 아이가 태어나려면 두 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가 만나야 하는데 너와 난 이미 하나였기 때문에 아이가 만들어질수 없었어. 몸도 마음도 우린 사실 하나니까. 그러니 다음생엔 굳이 결혼할 필요도 없고. 난 우리종족도 그렇지만 지구인한테도 별다른 관심이 없어서 결혼안하고 혼자 살다갈거야. 생리피와 질사정액 삼키는건 이제 그만하고싶어. 넌 지구인도 흥미롭게보니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 난 가끔씩 너가 행복하게 사는거 멀리서 구경하면서 꽃사진이나 찍고 살거야. 결혼도 섹스도 절대 안할거야. 행복했어. 나의 사랑, 나의 영원한 별"
겨울 밤하늘엔 쌍둥이자리에서 두 개의 별이 유난히도 밝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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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크리스마스날 꿈에서 깨어난 강우는 비로소 깨달았다. 2주전 보았던 그녀의 눈빛이 바로 꿈에서 자기와 함께했던 카스토르의 눈빛과 닮았다는 것을. 그녀가 이 꿈의 열쇠인 것 같다. 그녀를 다시 찾아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강우는 급하게 차를 몰고 다시 동해안 바다전망대로 향했다.
그곳엔 정말 꿈같이 그녀가 다시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번엔 먼저 오셨네요?" 강우가 연지에게 먼저 말을걸었다.
"아 지난번 그분이군요. 지난번엔 고마웠어요. 그날 쪽지를 보고 약간 힘이났지만 쪽지를 버려서 연락을 못해서 오늘 이곳에 와보고 있었어요. 저는 다음달에 새로생긴 남자친구하고 결혼하기로 했어요. 그날 님이 쪽지로 응원해준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아 그러셨군요. 잘됐네요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결혼전이시니 저랑 카페가서 차나 한잔 하고 가시죠"
"네 그래요. 지난번 신세졌으니 오늘은 제가 살께요”
“네. 참 그런데 낯선 남자하고 술마시다 잠들면 다음부턴 자고 일어나면 팬티가 벗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걸 알아두시길 바래요.“ 짝-
”그리고 제 이빨에는 어떤 여자의 성기털이 끼어있겠죠“ 짝-
강우는 연지에게 뺨을 두 대나 맞았다.
”아 농담입니다. 아무튼 출발하시죠”
둘은 다시 바닷가 카페로 향했다. 강우는 연지에게 이상한 미묘한 끌림을 느꼈다.
‘사실 제가 며칠전부터 꿈을 꾸고있는데 거기 나오는 사람이 믿기 어렵겠지만 연지씨 당신인 것 같아요. 당신은 누구신가요?’ 강우는 속으로 물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대답 대신 잠시뒤 벌어질 것 같은 일들이 강우의 눈앞에 스쳐 지나갔다.
아직 결혼안했으니 키스하자고 말한다. 뺨을 세게 맞는다. 다시 한번 기습시도한다. 어딘가 입안에서 피맛이 나는 것 같다. 아앗! 꿈속에서 보았던 피!
그녀가 키스를 서서히 받아준다. 키스는 점점더 햄버거 키스로 발전한다. 그녀의 좌석을 뒤로 젖히고 그녀의 목을 애무한다. 그녀의 웃옷 단추를 하나씩 풀어낸다. 가슴을 애무하며 한손으로 치마와 팬티스타킹을 벗기고 그녀의 그것을 만진다. 이어서 두 다리 사이에 머리를 넣는다. 아아 그녀가 꿈틀거리며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얼마뒤 다시 얼굴은 그녀의 피로 범벅된다. 마치 거대한 별의 인력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의 무한 반복 루프가 시작된다. 잠시뒤 한적한 바닷가의 카페옆 갓길에 세워진 차는 심하게 흔들리며 유리는 온통 김으로 차서 안이 보이지않는다. 크리스마스의 밤거리에는 소리없는 보랏빛 눈이 펑펑 내린다.
”저기요. 내말 안들려요? 지금 무슨생각 하는거에요?“
갑자기 연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 연지를 앞에두고 강우 혼자 야릇한 몽상에 빠졌던 것이다. 자기를 불러놓고 혼자 몽상에 빠져있는 강우를보며 연지가 답답함을 느꼈는지 말했다.
”저 드라이브하고 싶으니까 커피그만 마시고 바닷가 구경하러 차로 그만 이동하죠. 저기 갓길에 세워진 차 맞죠?“
”네 그렇긴한데...“
밖으로 나와 차에 타는 순간 강우는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그녀에게 키스하고싶은 충동을 느꼈다.
갓길에 세워진 차는 한시간동안 다른곳으로 움직이지 않고 흔들렸다. 창문 밖에는 또다시 보라빛 눈이 내리고 있었다.
일년이 지나 강우는 다시 작년 오늘 크리스마스에 왔던 전망대에 와서 바다를 보고있었다. 그녀는 시집가서 잘 살고 있겠지? 그날 이후로 강우는 더 이상 악몽을 꾸지 않았다. 그런데 그만 집에가려고 돌아서는데 하늘에서 내리는 눈의 색이 보라빛으로 변했다. 음..눈이 왜 갑자기 보라빛으로 변하지? 앗!...잠시 뒤 밑쪽에서 택시가 한 대 서더니 낯익은 여자가 내리는 것을 보았다. 또다시 강우의 눈앞에 차안에서 빨갛게 피범벅된 자기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이게 뭐지? 지금 이게 현실인가? 그녀가 걸어올라왔다. 어딘가 낯익은 눈빛- 연지였다.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 고요한 가운데 하늘에서는 보라빛 눈송이들이 떨어졌다.
”저기요. 내말 안들려요? 아 또 몽상하는거에요? 웃긴 남자네. 몇마디 할 때마다 혼자 몽상하면 어떡해요?“ 연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람쐬고 싶으니까 드라이브나 하시죠, 저기 갓길에 세워진 차 맞죠?”
“네 그렇긴한데..”
둘은 차에 탔고 강우는 충동을 느꼈다. 차는 출발하지 않았고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한시간 뒤 갓길에 세워진 차의 창문엔 김이 서려있었다.
창밖의 크리스마스의 밤하늘에선 보라빛 눈송이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인간은 우주에서 가장 나약한 갈대같은 존재다. 그러나 그 갈대는 생각하는 갈대다. 생각에는 꿈이 포함된다. -파스칼, 팡세의 해석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