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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현준 Nov 28. 2024

-가리워진 계절-

사계절속에 여름과 겨울 사이 노란 신호등처럼 잠깐 우리 곁에 머물러준 그 계절

여름에 겨울에 살포시 가리워져선 아무 힘도 없이 흘러가는 긴 떡볶이 코트의 계절

'천고마비'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풍요의 계절

내 마음속에서 네 마음속에서도 우수에만 젖어가는 사색의 계절

있으려고 머물려고 해도 자꾸만 멀어져만 가는 이 계절

뜨겁지도 차갑지도 그저 무난하게 묻어나는 평범한 계절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마음이 바뀌는 변화의 계절

낭만이란 배를 타고 내게 찾아와선 날 두둥실 떠오르게 하는 환상의 계절

잊은 줄로만 알았던 네가 낙엽사이에 스쳐 보이는 애틋한 계절

칼바람이 눈에 들어와 가끔 아주 가끔 눈물이 흩날리는 애수의 계절

 가을이었다.

잠깐 내게 다가와서 많은 생각과 감정을 느끼게 해 준 그런 계절

모두가 같은 짧으면 짧고 길면 긴 가을 이란 시간 속에 폭 하고 들어와선

언제나 함께 있을 듯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다시 사라지겠지

아직은 사라지지 말라고 아직은 꼭 움켜쥐고 싶지만

  혹여나 아스라 질까 너무 헐겁게 잡으면 손사이로 떨어뜨릴까

조마조마하면서 있는 이 계절도 이젠곳 사라지겠지

첫눈이 내리면 흩뿌려지는 눈들과 함께 사라지겠지

이젠 안녕 안녕 좋은 모습으로 행복한 시간으로 눈물짓지 않고 

다음에 올 가을을 기대하며 기다려도 

겨울이 오고 봄이 와서 꽃들이 피어오르고 여름이 와서 푸른 잎들과 바다를 보면

잊히는 가을이지만 다시 돌아올걸 알기에 다시 만끽해 줄게

이젠 점점 사라져 가는 몇십 년 후엔 없을 수도 있을 가을이지만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 네가 내게 준 그 많은 시간들을


아련해져 가는 이젠 초겨울이 오고 있는 아니 벌써 왔을 수도 있는 밤

_가을, 내 마음속에 남을 그 흔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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