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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틈틈이 쓰는 쓰다 2집 작업기록

by 쓰다 Xeuda

발매 하루 전. 이제는 더 수정할 것도 더할 것도 뺄 것도 숨을 곳도 없다. 아직 발매가 된 건 아니니 올릴 것도 없고 펀딩 물품도 모두 송장이 붙어 택배사로 넘어갔다.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멍하니 앉아 있는 일뿐이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일 : 일기 쓰기


원래도 이렇게 불안했었나? ‘쓰다’라는 이름을 갖고 벌써 4번째 발매인데 (EP포함, 싱글 제외) 유난히 가슴이 먹먹하다. 마지막 앨범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시작한 작업이었다. 우스갯소리가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었던 어느 날, 막막함에 던졌던 우문에 ‘음악을 안 할 수 있으면 안 하는 게 제일 좋다!’는 현답을 듣고 몇 차례 좌절과 희망을 품었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더 이상 노래가 나의 삶을 위로해 주었다는 것만으로는 지속할 동력이 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너무 진심을 다하는 게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냥 재밌게만 할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부드럽고 따뜻한 노래. 불안의 경계가 아닌 사랑의 마음으로 만들어 낸 노래. 이 노래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 전에는 내가 좋으면 그만이었는데 어째서인지 지금은 너에게 닿고 싶어졌다.


그래 바로 이 부분이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의 가장 큰 차이이자, 지금 느끼는 불안의 원인이다.


“나의 이 온 마음이 네게도 전해지도록”


이번 2집을 관통하는 한 문장은 아마도 이것


떨리고

사실은 너무 기대가 되는데

(얼른 들려줄 생각에)



..

내일이 오는 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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