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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그림.

이장님이 가져 온 선물이 가득.

by 날개


김 팀장은 우리 사업장의 살림꾼이다.
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잔뜩 가져다 퇴근하는 직원들 차에 잔뜩 실어 주기까지.
주말에도 마늘, 양파, 감자, 그리고 자기 집 마당에 심어 놓은 각종 상추까지.
마음이 예뻐서인가?
상추 밭이 예쁘다.
너무 많이 따줘서 상추로 김치, 장아찌, 물김치까지 담그고 나니 작년 봄에 이장 출마를 하려고 한다고 의사를 물어 왔던 미안해하는 표정이 생각났다.
마을 이장일을 보려면 간혹 시간을 빼는 일이 있을 것 같다고.
우리는 흔쾌하게 그러라 했지만 직원들은 언짢아하는 기색을 드러 냈었다.
아무래도 김팀장의 몫을 자신들이 떠안는다는 계산에서였으리라.
그러나 김팀장은 전 보다 더 부지런했고 특별하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올해부터는 노인정에서 점심을 먹는 그는 모두가 엄니이고 아버지이다.
식대로 노인들의 간식을 챙겨 주는 우리 마을 이장님.
이장님이 일을 잘하니 마을길도 깨끗하고 예쁘다.
" 싸모!. 감자 한 박스 실어 놨슈.. 딸들 나눠 줘유."

" 또? 지난 주에 두 박스 줬는데."

" 내가 씨감자를 동네에 많이 나눠 줬슈. 아직 들어 올 감자가 많어유. 필요하면 더 드릴께유."

" 됐어. 잘 먹을게.고마워."

땀방울이 툭툭 떨어진다. 김팀장의 아니, 이장님의 이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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