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몰랑한 옥수수.
단물이 먼저 입술을 적신다.
우와!!
직원들 모두 찌찌뽕!!
어린 날 외할머니가 삶아 주셨던 그 맛이다.
신화당의 단맛.
춘봉 씨가 오후 커피 타임에 맞춰 들고 오신 옥수수 한 봉지.
" 가뭄이라 옥수수가 잘 안 됐어. 맛이나 보라구."
여물지 않은 것이 더 부드러운 것은 춘봉 씨의 마음이려니.
며칠 전에 쿠키 한 상자를 가져다 드렸는데, 아침에 숙자 씨가 애호박 3개를 서둘러 따서 예쁠 때 먹어야 맛있다면서 쥐어 주시고, 춘봉 씨는 자신의 키보다 덜 자란 옥수숫대를 부러트리신 것이다.
잇몸이 헐거운 당신들의 취향이 우리에게는
유년의 마냥 좋았던 그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랬었지.
외할머니와 춘봉 씨 내외의 약한 잇몸에 맞게 삶아 낸 그 옥수수의 몰랑한 식감.
그 식감이 씹을수록 쫀득하다.
퇴근길 차 안에서 한 자루씩 입에 물고 언젠가 우리도 몰랑하게 삶은 옥수수가 좋아지겠지 하며 입안 가득 찐득한 세월을 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