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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남자

요리하는 남자들의 밤.( 요남밤 )

by 날개



하루 종일 흘린 땀을 털며 닭알 두 개를 쥐어준다.
" 얼른 준비해. 늦겠다."
얼마 만의 보는 건가 설레어 보이는 모습을
" 재밌어?"
" 그러게. 색다르니까."

그날이 목요일이었다.
유난히 피곤이 풀리지 않고 발 뒤꿈치 쪽이 저리다며 이침을 맞으러 가자 해서 종일 맘을 졸였다.
어지간하면 오박사가 올 때를 기다릴 텐데......
예산에서 오감 오촌 커뮤니티센터장인 오박사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것이다.
마침 친구도 오늘 치료하러 온다고 하니 저녁에 한 잔 할 수도 있겠군.
각자의 사정으로 예산으로 퇴근을 한다.
품은 한없이 넓고 마음은 한 바다 같은 오박사( 우리가 붙인 이름이지만 참 알맞은 이름이다.)는 만물박사다.
자연을 알고 사람의 마음을 알고, 그 사람의 몸의 변화를 증상을 말하기 전에 알아낸다.
이침을 맞고 있는 중에 오박사가 권했다.
친구 남편도 같이 하시자고.
그렇게 요리하는 남자들의 밤에 합류하게 되었다.
일본식 야채 전 비슷한 베이컨 오꼬노모야끼를 시작으로 춘천 닭 갈비와 고추 잡채를, 토핑 유부초밥을 화려하게 만들었다.
야무지진 못해도 적잖이 긴장도 되는지 남자들은 찍힌 사진마다 입이 앙다물어져 있다.
친구는 감복했다고 했다.
결혼하고 처음이라고.

요리하는 남자들의 밤에 모인 이들의 표정에서, 어색한 손놀림에서 느낀 감상이 친구의 남편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요리가 끝나면 식기 전에 안식구에게 가져다주려고 부리나케 집으로 간다.
그 뒷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집으로 가면서 그들은 벌써 다음 주 목요일을 기다릴 것이다.

침을 맞아서 인지 요리를 해서인지 돌아오는 길의 그의 표정은 밝다.

우짜든동 고맙다.
어울려 주는 오박사와 가족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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