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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Jul 29. 2024

해파리

기후변화

시부모님과 함께 거제도 여행 중

저녁으로 맛있는 돼지갈비를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숙소에 연결된 해안산책로를 걸었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선선한 바다 바람이 불어 걷기 딱 좋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아들이 물었다.


"엄마, 저거 비닐이야 해파리야?"


읭? 웬 해파리? 하며 봤는데

정말 해파리였다. 그것도 거대한!

아쿠아리움에서 보던

귀엽고 작은 해파리가 아니었다.

지구온난화라 해파리 위험이 높아졌다는 소식은 아들을 통해 자주 들었다.

생물에 관심이 많은 아들 덕에

해파리의 특성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고 있던 터라

괜히 그 해파리가 무섭게 느껴졌다.


그리고 또 다른 쪽을 보니

이번에는 살아 움직이는 핑크빛 해파리가 있었다.

처음 본 해파리는 죽어있는 듯했으나

이 친구는 아주 활발히 움직였다.

핑크빛에 촉수도 엄청나게 많았다.

게다가 크기도 컸다.

아들이 처음보다 더 흥분하며

위험한 해파리라고 말했다.

아들은 혹시 사자갈기해파리일까 추측했다.

인터넷으로 '거제도 해파리'라고 검색해봤다.


노무라입깃해파리


저 녀석의 이름이었다.

성인 어른 키만큼 자랄 수 있고

몇 천 개의 촉수로 독 공격을 일삼고

사람이 해치려 하면 바로 독이 있는 정자를 뿌려 번식을 하는 그런 녀석!


문제는 잠깐의 산책동안...

여러 개체를 발견했다는 것!


아들은 해파리 발견 신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숙소에 돌아와 방법을 알아보고 신고했다.


몇 분 후 문자를 한 통 받았다.

신고 접수가 완료되었다는!

'기후변화연구과'에서 문자까지 받고 보니

기후위기를 위해 뭔가 한 것 같아 뿌듯했다.


생물에 관심이 많은 아들 덕분에

그냥 지나쳤을 바다도 관찰했고

그 덕분에(?) 해파리도 발견했고

이 상황의 심각성도 알게 되었고

신고까지 하게 되었다.


최근 해변에서 쉽게 발견되는 해파리들은

지구온난화로 개체 수가 많아지고

성장속도가 빨라졌다고 한다.

눈으로 마주하고 나니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더 느껴졌다.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라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다음 세대 우리 아이들이

그 피해를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너무 미안했다.


그리고

기후변화, 기후위기를 외치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우리와 달리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아들이 대견했다.

아들을 따라 실천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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