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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Sep 02. 2024

뿌숳다

발음은 뿌수타

방학 때 진행하던 외부 용역 과제를 마무리했다.

팀으로 완성하는 일이라 각자 담당한 파트를 합친 전체본으로 윤문을 해야했다.

다들 대학에서 일하다보니

9월 개강 전에 일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개강을 앞둔 목요일

함께 읽고 수정하기를 6시간...

휴... 힘든 시간이었다.

국어 관련 용역 과제이다보니

보고서를 더욱 실수없이 써야했다.

긴 시간이 끝나고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책임 교수님 차를 타고 가면서

6시간 동안 못했던 사담을 나눴다.

A선생님과 B선생님은 7-8년 전쯤

연구원과 단기 사업 참여자로 일하면서 겪은 일화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다문화 관련 사업이라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캠프를 갔는데

말썽쟁이 여학생을 쫓아다니다가

B선생님이 실수로 문을 부신 이야기였다.

당시 연구원었던 A선생님은 놀라며 말했다.


"선생님이 그때 문을 뿌샀어요? 기억이 안나네."

"네. 그때 제가 문을 뿌사가꼬 ㅎㅎ"


기억이 안 난다고 했지만

그때 문이 파손되었다는 사실에 당황한 건지

우아하게 주고 받던 대화에서

불쑥 사투리가 나왔다


뿌샀어요
(부쉈어요)

기본형을 따져보자면 '뿌숳다'일 듯하다.

뿌숳다[뿌수타]: 부수다
뿌숳고는[뿌수코는]: 부수고는
뿌사가꼬: 부숴가지고
뿌샀어요: 부쉈어요
뿌사라: 부숴라

된소리, 거센소리가 다 있는
조금이 아니라 많이 부서진 것 같은
그래서 부서진 느낌이 확실히 드는
뿌.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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