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e Meditation
지난번에는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는 암흑의 블랙홀이 너무 거대해지면, 역전되어 우주에서 가장 강한 빛을 방출하는 퀘이사가 된다는 것을 소개했습니다(*1). 우주에서 가장 강한 빛을 방출하는 퀘이사는 그 온도도 상상을 초월할 만큼 높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열"이라는 관점에서 친숙한 것부터 우주 최고 온도까지 알아보고 상상하며, 고온/"불"과 관련된 명상을 해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친숙한 불인 촛불을 상상해봅시다(Figure *a). 누구나 본 적이 있는 촛불이지만, 불의 부분에 따라 온도 차이는 있으나 중심부는 약 800도(℃) 정도라고 합니다.
촛불의 불꽃을 그저 무심하게 바라보기만 해도 명상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자신의 잡념을 불 속에서 태워버리듯이, 촛불도 잡념을 태워 마음을 진정시키는 명상에 적합합니다.
다음은 용암을 상상해봅시다(Figure *b). 용암은 화산 폭발로 지하에서 흘러나온 마그마의 일부입니다. 용암은 말 그대로 "암석이 열로 녹은 상태"입니다. 끈적끈적하게 녹은 용암은 대략 1000도(℃) 전후의 온도라고 합니다.
흐르는 용암은 암석 전체가 1000도 정도의 고온이 되어 있어, 나무나 종이가 타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뜨거운 돌에 물을 붓는다"는 속담처럼 물을 부은 정도로는 거의 온도가 내려가지 않습니다. 숲이든 건물이든 상관없이 태워가며 막을 수 없는 것이 용암의 파괴력입니다.
다음은 도자기를 구워내는 가마의 불꽃을 상상해봅시다(Figure *c). 도자기는 가마 안에서 구워 굳혀지는데, 이 소성(燒成: Calcination) 공정에서는 가마를 고온으로 장시간 유지해야 합니다. 도자기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자기 등은 약 1200도(℃)에서 소성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 공정에서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거나, 온도 변화가 너무 급하면 균열이나 변형의 원인이 됩니다.
이 소성 전 과정에서는 유약(釉藥: Glaze)이라는 철/구리/재 등 금속을 포함한 도료 같은 것을 바릅니다. 이것들을 바른 도자기가 가마에서 구워짐으로써 도자기 특유의 다양한 발색과 농담을 만들어냅니다(*2). 도자기의 완성 성패는 이 소성(Calcination)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음은 철을 녹이는 용광로에 대해 상상해봅시다(Figure *d). 철이 녹는 온도는 약 1500도(℃)입니다. 따라서 철을 녹이는 용광로의 온도는 더욱 그 이상의 고온을 유지해야 합니다. 어떤 제철소의 대형 용광로 내부 온도는 2000도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합니다(*3).
다음은 항상 우리가 보고 있는 태양을 상상해봅시다(Figure *e).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태양의 표면온도는 약 6000도(K)라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4). 태양은 수십억 년 전부터 계속 타오르며, 인류가 보기에는 무한한 빛과 열을 지구에 계속 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온도라고 하면 섭씨(셀시우스 온도: ℃, *5)가 많이 사용되지만, 절대온도(K: 켈빈, *6)에서 273.15도를 뺀 값이 셀시우스 온도(℃)라는 관계입니다. 태양 표면온도 이상의 고온이 되면, 절대온도(K)와 셀시우스 온도(℃)의 차이는 별로 의미가 없어지므로, 이후로는 절대온도(K)로 표기하겠습니다.
다음은 태양보다 표면온도가 높은 별을 상상해봅시다. 우주에는 볼프-라이에별(Wolf-Rayet star: WR star)이라는 그룹에 속하는 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WR형 별들은 태양의 수만 배 이상의 광도로 빛나는 거대한 별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그 WR형 별 중 하나인 WR124와 그 주변 별들을 포착한 이미지입니다(Figure *f). 이들은 태양의 수만 배나 밝으며, 관측 데이터로부터 그 표면온도가 높은 것은 20만도(K)에도 이른다고 여겨집니다(*7, *8).
WR형 별처럼 20만도라는 표면온도를 가진 항성이 여러 개 발견되고 있지만, 그보다 높은 온도의 장소를 상상해봅시다. 그것은 "태양의 중심부(Core of the Sun)"입니다. 태양의 중심부 온도는 1500만도(K)에 이릅니다. 전전회 기사(*9)에서도 소개했지만, 태양의 내부는 천연 핵융합로가 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과거 기사를 참조해주시면 좋겠지만, 수소 원자핵에서 헬륨 원자핵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며, 100억 년은 연소를 계속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태양의 코어가 약 1500만도지만, 더 고온인 천체를 상상해봅시다. 그것은 지난번 기사에서도 소개한 "퀘이사(Quasar)"입니다(*1). 이 천체는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이지만, 중심에 "태양의 1억 배 이상 질량의 블랙홀"이 존재합니다. 블랙홀이 왜 밝게 빛나는가 하면, 먼저 끌려들어가는 물질이 소용돌이를 치며 강착원반(Accretion disk)을 형성합니다. 이때 중력이 너무 거대하면 끌려들어가는 물질이 가속되어 서로 충돌하며, 물질의 진동으로 빛과 열을 발생시킵니다. 따라서 블랙홀이 거대할수록 주변 물질이 발하는 열과 빛도 커지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 퀘이사 중 하나인 "3C273(*10)"은 지구에서 약 24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으며, 1950년경부터 알려졌지만 나중에 일반적인 항성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있는 퀘이사임이 판명되었습니다(*11). 그리고 이 퀘이사의 온도는 약 10조도(10^13 K) 정도라고 최근 관측에서 계산되고 있습니다(*10). 다시 쓰면 약 10,000,000,000,000도로, 태양 중심부의 100만 배의 고온입니다.
이 10조도의 퀘이사를 뛰어넘는 초고온이 우주에 존재할까요? "열"이란 "입자의 운동", "입자의 진동", 그리고 "빛의 주파수 크기"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친숙한 불→태양의 표면→태양의 중심→퀘이사가 될수록 "입자의 진동"과 "빛의 주파수"가 커집니다.
이 우주 탄생부터 현재까지 "최대 입자 운동", "최대 빛의 주파수", "최대 에너지 밀도"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눈치챈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 우주에서 가장 큰 에너지, "폭발적인 에너지 방출"이 일어난 최유력설이 "빅뱅(Big Bang)"입니다.
이때의 "입자 운동"과 "빛의 주파수"는 현재 우주 어디보다도 고온고열이었다고 여겨집니다. 최근에도 이 "빅뱅의 온도"를 계산하는 연구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계산 과정의 일부는 다음 그림의 오른쪽에 나타냈지만, 이해하지 못해도 문제없으므로 관심 있는 분은 원문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12).
이러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빅뱅 시의 온도"는 대략 10^17 GeV 기가전자볼트 전후로 수렴된다고 추정됩니다(*12). 이를 온도로 환산하면 10의 30제곱도(K)가 된다고 개산됩니다. 이것도 "허블 상수(Hubble constant, *13)"처럼 해마다 연구 정밀도가 올라감에 따라 세부 수치는 바뀌어 가지만, 10^30제곱도로 생각하면, 앞서의 퀘이사 10조도의 또 10경 배 온도가 됩니다. (이론값의 최대온도인 플랑크 온도 Planck temperature라는 개념도 있지만 언젠가 다른 곳에서 다루겠습니다. *14)
어쨌든 우주 창조의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빅뱅 이전은 과학적으로 미해명이지만, 우주의 기점은 "불"이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불"이라는 주제로, 가장 친숙한 촛불부터 사상 최대 고온인 "빅뱅"까지 해설해왔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에 언급한 고온인 것들이나 천체를 순서대로 하나씩 상상해보면 불에 관한 좋은 명상이 될 것입니다. 형이상학적으로는 인간에게도 "불"의 요소(Element)가 존재합니다. 불을 상상함으로써 인간의 구성요소 중 "불" 부분이 활성화됩니다. 그것으로 "새로운 발상"이 나오거나 "영감/아이디어"가 생기기 쉬워집니다. 무언가에 도전하거나 스포츠나 경기에서 이길 때 "투지를 불태운다"는 부분에도 인간의 불 요소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자신 안의 잡념이나 집착을 태우고 싶을 때"에도 마음속에 불이 있으면 효과적입니다.
불과 관련된 신으로는 힌두교의 아그니신(Agni), 이것이 불교에 귀의한 화천, 또는 항상 불꽃을 두른 오대명왕 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15, *16). 이러한 신불을 염하며 촛불을 바라보면서 명상하면 더욱 "내면의 불"을 활성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 Takuma Nomiya 노미야 타쿠마、번역: Minaa Sim 심민아
MD, PhD, Meditation/Metaphysics Guide
의학박사, 명상・형이상학 가이드
임상의사로서 20년 이상 다양한 질병과 환자를 접하며 신체적 문제와 동시에 정신적 문제도 다루고 있다. 기초연구와 임상연구로 다수의 영문 연구 논문을 집필. 그 성과는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직접 학술 논문을 집필할 뿐만 아니라 해외 의학 학술지로부터 연구 논문의 피어리뷰 의뢰를 받기도 한다. 증거 중심주의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미개척 연구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의 미래를 계속 탐구하고 있다.
*1. 블랙홀과 퀘이사: 암흑이 빛으로 변하다
https://brunch.co.kr/@newlifekorea/67
https://note.com/newlifemagazine/n/n451cf6260fd5
2. 그릇의 기법: 도자기 유약편. cotogoto HP. https://www.cotogoto.jp/blog/2017/09/utsuwa_toujiki_yuuyaku.html
*3. 2D: 고로의 조업, Kawasaki Steel 21st Century Foundation. https://www.jfe-21st-cf.or.jp/jpn/chapter_2/2d_2.html
*4. 태양–천문학사전. https://astro-dic.jp/sun/
*5. 섭씨온도–위키피디아. https://ja.wikipedia.org/wiki/セルシウス度
*6. 켈빈–위키피디아. https://ja.wikipedia.org/wiki/ケルビン
*7. 볼프-라이에별–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Wolf–Rayet_star
*8. Sander AAC, Hamann WR, Todt H, et al. (2019). 은하계의 WC와 WO별들–가이아 DR2의 수정된 거리와 거대 블랙홀 전구체로서의 역할이 미치는 영향. Astronomy & Astrophysics, 621, A92.
*9. 무한한 혜택: 태양의 에너지 시스템
https://brunch.co.kr/@newlifekorea/66
https://note.com/newlifemagazine/n/n19ba0f093c00
*10. Kovalev YY, Kardashev NS, Kellermann KI, et al. (2016). 퀘이사 3C273의 RadioAstron 관측: 밝기 온도 한계에 대한 도전.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820(1), L9.
*11. SCHMIDT, M. 3C 273: 큰 적색편이를 가진 별 같은 천체. Nature 197, 1040 (1963). https://doi.org/10.1038/1971040a0
*12. Ferreira PG and Magueijo J. (2008). 대규모 구조를 통한 빅뱅의 온도 관측. Physical Review D, 78(6), 061301.
*13. 허블상수–천문학사전. https://astro-dic.jp/hubble-constant/
*14. 플랑크 온도–위키피디아. https://ja.wikipedia.org/wiki/プランク温度
*15. 아그니–위키피디아. https://ja.wikipedia.org/wiki/アグニ
*16. 오대명왕–위키피디아. https://ja.wikipedia.org/wiki/五大明王
이미지 인용
*a. Image by rawpixel.com. https://www.freepik.com/free-photo/lighter-flame-element-realistic-burning-fire-image_19001545.htm
*b. Image by 07394105. https://www.vecteezy.com/photo/4955790-burning-firewood-flame-closeup-fire-embers
*c. 青花 SEIKA, (有)しん窯 HPより. https://www.shingama.com/hpgen/HPB/entries/694.html
*e. https://nssdc.gsfc.nasa.gov/planetary/image/sun.jpg
*f. Image of WR124 by NASA, ESA, CSA, STScI, Webb ERO Production Team. https://esawebb.org/images/weic2307d/
*g. Image by NASA/Jenny Mottar. https://www.nasa.gov/image-article/anatomy-of-sun/
*h. https://wall.alphacoders.com/big.php?i=1255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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