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생각을 가끔 한다.
또 결혼을 하고 싶다는 건 아니다.
이혼을 하지 않고,
아니,
이혼할 만한 큰 사건 없이( 다시 그런 상황이 된다 해도 나는 이혼을 선택할 것이므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유난히도 뜨거웠던 올여름,
어느 언저리에서 이런 메모를 썼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과일이라는 천도복숭아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달콤한 과즙이 온몸에 흐른다.
문득,
나에게도 남편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나른한 일요일 오후,
아이는 친구들과 놀러 나갔다.
엄마는 멤버들과 운동하러 나가셨다.
나 혼자 집에 덩그러니, 놓여, 책을 보다가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혼자만의 휴식.
꿈에 그리던 일인데, 하나도 즐겁거나, 기쁘지가 않다.
하태완 작가의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의 일부분처럼
나에게도 시시콜콜 아무 이야기나 던지면, 또 시시콜콜 아무 이야기로 받아줄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
세상 무거운 이야기를 눈물 뚝뚝 흘리며 하면, 세상 무거운 얼굴로 나를 다독이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
물론 그런 사람이 꼭 남편일 필요는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은 배우자니까.
나도 그저 그런 문제들로 서로 투닥거리고
그저 그런 문제들을 함께 풀어 나가고
그저 그런 문제들이 있어도 토닥일 수 있는
그저 그렇지만 내 눈엔 최고인
나 역시 그저 그렇지만 나를 최고로 예뻐해 주는
남의 편인 전남편 말고,
내 편인 남편이
내 옆에 누워 잠들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일상을 가끔은 가져보고 싶기도 하다.
필시, 외로운 것이다.
아무튼,
돌싱은,
한 번 해 본 결혼 생활의 좋은 부분만 쏙 뽑아 간직하고 싶은,
그런 결혼 생활이 가능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 가끔은 그려 보는, (먹어본 맛이 더 무서운 것.)
그래도 두 번은 싫어
과부처럼 허벅지를 찔러가며 외로움을 견디어 내는 것이다.
그래도,
바람피는 전남편을 견디어 내는 것보단
돌싱의 외로움을 견디어 내는 편이더 낫지.
암, 그렇고 말고!